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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나라' 상영 무산은 '나쁜 영화'이기 때문이다


입력 2015.10.27 10:42 수정 2015.10.27 10:48        데스크 (desk@dailian.co.kr)

<기고>관객들, 좌파문화권력에 대한 실체 파악

영화 '나쁜 나라' 예고편.영화 '나쁜나라' 예고편 캡처

세상에 믿을 것이라곤 국민밖에 없다는 사람들(?)이 만든 ‘나쁜 나라’라는 영화의 상영이 무산됐다. 그런데 그 이유가 재미있다. 그렇게 믿었던 ‘국민’에 의해서 상영이 무산되었다는 것.

불과 1년 전, 영화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의 ‘다이빙벨’이 세월호 일반인 유가족들과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산영화제에서 상영을 강행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차후에라도 상영을 강행하겠다고는 했지만 유족들의 아픔을 건드려 다시 상처를 준 이 작품은 도덕적으로 큰 타격을 받으면서 상영을 해야 할 의미를 스스로 상실해 버렸다. 물론 도덕과는 담을 쌓은 사람들이기에 겨우 그런 이유로 상영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그들의 생각대로 이 영화가 차후에라도 상영될 수 있을지, 공감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다이빙벨’ 논란 이후, 세월호 유가족들과 관객들을 무시하고 상영을 강행하던 영화인들의 모습을 본 후, 관객들은 영화가 아닌 90%이상 영화계를 장악한 '좌파 문화권력'을 보기 시작했다.

때를 맞추어 부산영화제의 이용관 위원장은 국민의 세금인 국가지원금과 협찬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고, 모 영화제작자는 영화인들의 복지에 사용될 국가세금을 횡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들은 모두 지금 검찰의 기소를 앞두고 있다.

좌파 문화권력이 장악한 영화계가 치명타를 받은 것은 과연 소수만의 실수였으며, 인권과 평화를 외치는 영화계와는 하등 관계없는 것일까? 슬프게도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그들이 그런 전인류애적 부분과는 상관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은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1980년대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386세대들은 민주화를 가장한 사회주의 운동을 펼쳤고, 그건 문화산업인 영화계라고 비켜나가질 않았다. 그들은 ‘운동도구로서의’ 영화를 선택했고, ‘장산곶매’와 ‘푸른영상’ 등의 제작집단 등을 통해 노동운동과 518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영화를 이념의 도구로 활용했다.

비단 영화뿐만이 아니었다.

386 좌파 세력들은 문화와 함께 교육과 역사 등 다방면으로 그람시의 진지전을 펼쳐갔다. 전교조를 비롯해 전역모(전국역사교사모임) 등이 좌파 영화계에 뒤이어 태동했고, 불과 3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문화와 역사의 헤게모니를 장악해 버렸다. 그들은 인권과 평화, 학생들을 위한다는 말을 하지만 자신들의 생각에 반하면 영화계에서 매장을 시켜버리거나, 정치적인 이슈에서는 학생들을 길거리로 내모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

‘남조선 교직원들을 친북세력으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교육을 시키면 자연스럽게 적화통일이 될 것’이라는 김일성의 적화통일론을 충실히 따르는 무리들이 지금의 학교와 역사교과서를 잡았듯 영화계도 그런 세력들이 장악하며 문화권력을 형성했다.

그런 그들에게는 인권도, 평화도,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도, 학생들의 공부도 그저 자신들의 이념을 실현시키기 위한 도구였다.

386 민주화 운동권들의 기본적인 책무였던 ‘도덕성’이 결여된 변질된 문화권력은 서서히 병 들어 갔고, 지금 현재 한국의 영화계가 그렇다.

‘다이빙벨’에 이어 ‘나쁜 나라’ 같은 영화가 유가족들의 반대에도 만들어지고, 영화 권력의 부패가 드러나는 것이 그런 그들의 한계이다. 마치 지금의 한국사 교과서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정화로 가야만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나쁜 나라’의 상영 연기가 시사하는 바는 대단히 크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념적 한계의 끝점을 보여줌과 동시에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영화라는 문화를 넘어 그들이 장악했던 교육과 역사에까지 번져갈 것이다.
‘다이빙벨’ 논란이 조그만 문화단체에서 발표한 성명서 하나로 촉발되면서 국민들이 그 영화의 존재와 실상을 알게 되었듯이, 국정교과서 논란도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들의 성적표가 아닌 자신의 아이들이 무얼 배우고 있는지 부모들이 교과서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민 스스로 김일성의 적화통일론이 문화와 역사, 교육 등으로 번져있는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다.

아직 정신 못 차린 영화계는 이 나쁜 영화를 언젠가 반드시 상영할 거라고 하고, 전교조는 거리로 다시 학생들을 내몰겠다고 공언한다.

그렇지만 그들의 바람과는 달리 믿을 것이라곤 국민뿐이라던 ‘나쁜 나라’가 국민들에게 외면 받았듯이, 현 교과서를 본 부모님들에 의해 그들의 역사와 교육도 외면 받게 될 것이다.
이념전쟁의 첨병이었던 영화계가 흔들리기 시작했으니 역사로, 교육으로 변화의 바람이 도미노처럼 번져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비효과’를 일으킬 첫 번째 날개짓은 시작되었다.

글/최공재 독립영화감독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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