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자동차보험료 인상카드 대형사도 '만지작'


입력 2015.11.03 08:26 수정 2015.11.03 08:26        이충재 기자

중소형 보험사는 이미 인상 결정…"여론 부담"

중소형 보험사에 이어 대형 보험사들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중소형 보험사에 이어 대형 보험사들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만성적인 손해율(보험사가 받는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악화를 해결하기 불가피한 인상이라는 게 보험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미 보험료 인상을 선택한 중소형사와 달리 상대적으로 보험료 인상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대형업체들은 ‘보험료 책정합리화’와 ‘고객 선택권 보장’을 내세워 각종 특약을 신설하는 등 우회 돌파구를 찾고 있다.

우선 대형사 가운데 KB손해보험이 업계 최초로 ‘대물배상 가입 금액 확장 특약’을 신설한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도 특약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약 제도 역시 보험료를 올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대형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 대열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데에는 위험수위에 달한 손해율 보다 악화된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여론의 분위기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며 “손해율이 높다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결국 고객에 부담을 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모든 것을 다 덮어버리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더욱이 내년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눈치도 함께 봐야하는 실정이다.

보험업계 '뒷목 잡지 않기 운동' 필요

악화된 여론에 직면한 보험업계에서도 불합리한 보험료 지급 체계 등 자동차보험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자동차 사고 후 병원비를 허위·과다 청구하는 사례가 많아질수록 보험사는 물론 보험가입자의 부담도 커진다. 보험사들은 ‘나이롱환자’ 등에 대한 명확한 관련 기준을 만들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보험개발원에서 보험금이 지급됐던 추돌사고 420건에 대해 시뮬레이션 실험을 해본 결과 이 중 20% 정도는 치료가 필요 없는 미미한 충격으로 조사됐다.(자료사진)ⓒ데일리안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적발된 보험사기는 10% 안팎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며 “하지만 고의성 여부를 가려내는 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데다 관련 규모가 커지고 수법도 지능화되고 있어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선 보험료 부담이 가중되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병원비 허위·과다 청구를 꼽으며 ‘뒷목 잡지 않기 운동’ 등 문화운동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 보험개발원에서 보험금이 지급됐던 추돌사고 420건에 대해 시뮬레이션 실험을 해본 결과 이 중 20% 정도는 치료가 필요 없는 미미한 충격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차량 간 시속 10km 미만의 경미한 추돌 및 충돌한 사고에서도 10건 중 2건은 ‘뒷목’을 잡았다는 뜻이다.

금융당국, '수입차' 잡고 '나이롱환자' 막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에 발생한 전체 보험사기 규모가 적발 금액의 8배가량인 4조7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대와 보험연구원이 공동 연구를 통해 2010년에 발생한 실제 보험사기 규모를 추정한 결과, 연간 3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의사 소견과 무관하게 자의적으로 입원해 발생한 의료비는 보험금을 주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을 발표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개정안이 업계의 의견 등을 수렴해 시행될 경우, 병원비를 허위‧과다 지급하는 사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보험료 부담의 핵심으로 지적된 수입차 등 고가차의 자차보험료를 최고 15%까지 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