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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안초선, 문초선...절실함도 없고 책임감도 없고"

  • [데일리안] 입력 2015.12.05 10:09
  • 수정 2015.12.05 10:10
  •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직격 인터뷰>"순혈주의 고집에 책임질 용기조차 없어"

"문은 변호사 안은 백신전문가, 그러니 절실함 있겠나"

이상민 새정치연합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이상민 새정치연합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 초선, 문 초선’ 초선들이 문제다.”

3선 국회의원이자 ‘상임위원회의 상임위’로 꼽히는 법사위원장 이상민 의원의 평가는 냉정했다.

당권을 두고 일방적 제안과 거부를 반복하며 핑퐁게임 중인 전·현직 대표 모두를 겨냥해 “정치판 안에서 지지고 볶는 메카니즘을 몸으로 직접 체득하고 이 프로세스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한데, 두 사람 다 그게 없다”며 ‘정치력 부족’이라는 정곡을 찔렀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추락에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과 직결되는 계파 간 당권 싸움은 끝을 모르고 진행 중이다. 특히 4.29 재보궐선거 패배 후 당 혁신위원회의 혁신안, 지도체제 문제 등 내부 현안마다 문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제기된 데 이어 ‘문재인 저격수’로 나선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행보까지 뒤섞이며 당 지지율 역시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텃밭인 호남에서의 신당 바람 역시 거칠 게 없다.

'문·안·박 연대’ 문제로 당내 혼란이 가속화되던 지난달 24일, 60년 전통 민주 정당에서 정치력을 발휘할 리더 한 사람조차 찾을 수 없다며 자조하던 이 의원은 ‘권력 나눠먹기’를 비판하는 문 대표에 날을 세우고 나섰다. 권력은 나눠먹는 게 맞다는 이유다. 나눠 먹지 않고 독식할 때 문제가 생긴다는 거다. 문제는 당 주류로서 권력을 쥐고 있는 문 대표가 정작 타 계파의 ‘권력 나눠먹기’ 요구를 절대악으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순혈주의’를 비판할 땐 목소리에 유독 힘이 실렸다. 이 의원은 “문 대표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 테두리 안에서만 세상을 본다. 이게 순혈주의”라며 “문 대표는 ‘문재인 저격수’로 불리는 조경태같은 사람은 당에 없는게 더 낫다고 보겠지만, 그보다 더한 사람이 와도 우리당에 단 한석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난 필요하다고 본다”고 확언했다. 견고한 순혈주의의 벽 앞에서는 정치력을 발휘할 이유도, 정치력이 개입할 틈도 없어진다는 것이다.

정치력이 필요한 이유는 단 한가지다. ‘이기는 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은들 당이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게 이 의원의 지론이다. 혁신위가 중진들의 열세 지역 출마를 촉구한 것을 두고선 정치를 너무 모르는 판단이라고 질타했다. 종로의 정세균, 세종의 이해찬이 아니면 누가 사지(死地)에서 이길 수 있느냐며 “정치는 수 싸움이다. 정권교체도 한 석을 지키는 것부터”라고 말했다.

당권을 두고 일방적 제안과 거부를 반복하며 핑퐁게임 중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사진 왼쪽)와 안철수 전새정치민주연합 대표.ⓒ데일리안당권을 두고 일방적 제안과 거부를 반복하며 핑퐁게임 중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사진 왼쪽)와 안철수 전새정치민주연합 대표.ⓒ데일리안

정치력 부재에 대한 질타는 곧 진정성 부재의 문제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서 그는 안 전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문·안·박 연대’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와의 사전 협의도 없이 카드를 내민 것도 무능하지만, 설사 다른 형태로 손을 내밀었어도 안 전 대표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 의원은 내다봤다. ‘책임의 자리’에 앉을 만큼의 용기조차 없다는 것이다.

특히 연대 제의 거부와 함께 안 전 대표의 탈당설까지 회자되는 데 대해 이 의원은 ‘애당심’을 언급했다. 일단 정치인 안철수에게 당심을 기대하기엔 물리적인 시간 자체가 지나치게 짧다는 것이다. 그는 “안철수가 탈당을 해도 별로 잃을 게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본인이 당에 들어와서 스타일 구겼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당 안에서 당과 함께하고 희생도 하고 그런게 없으니 당연히 이 조직에 애정이 없을 수밖에”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두 초선’에 대해 가장 문제 삼은 부분은 절실함이었다. 그는 “내가 지적하는 건 단순히 선수가 아니다. 프로가 아니란 거다”라고 운을 뗀 뒤 “나같은 경우도 3선이면, 이제는 내 삶에서 의원으로서 뭐든 인생의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이것밖에 길이 없다”며 “그러니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여기서 끈덕지게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절실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문 대표는 법률가, 안 전 대표는 의료인이자 백신 전문가다. 의원 아니어도 먹고 살 길이 있고, 게다가 정치를 너무 하고 싶어서 들어온 분들도 아니지 않나”라며 “그러다보니 ‘나는 선비인데 이렇게 더러운 정치판에 들어와서 희생할 이유가 뭔가’라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력 게임은 속성상 체면 없이 달려들어야 하는데, 두 사람 모두 도덕적 우월감에 쌓여 체면을 버리면서까지 절실하게 임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당내 충청 의원들의 역할에도 무게를 실었다. 당의 중심추 역할을 해야하지만, 호남 의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직화되거나 일관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도 인정했다. 그런 만큼 이번 총선에서는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한 당 인적쇄신을 위해 조만간 머리를 맞댈 방침도 밝혔다.

총선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 의원은 지금까지 지역구(대전) 한번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다수의 의원들이 지역구 관리를 위해 상임위를 뒤로 하고 ‘칼퇴’를 하는 일이 다반사지만, 법사위의 경우 위원장이 법안 현황을 파악하고 교통정리를 해두지 않으면 국가적으로도 큰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한시도 손을 놓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민들께는 면목이 없지만 일단 위원장으로서 내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당을 위한 일이다. 각 부처 장관들, 공직자들 다 대기하고 있는데 6시 땡 하면 퇴근하는 ‘생계형 의원’은 되고싶지 않다. 우리 지역민들도 그런 모습은 원치 않을 거니까. 나도 지역 가고 싶고, 가봐야 하지만 국회의원으로서 내 맡은 건 책임을 져야한다. 또 법사위원장이니까 이런 귀한 기회들도 주어지지, 나 언제 이런거 해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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