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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자비 들먹이며 버티기 돌입 한상균의 속내는...


입력 2015.12.07 13:26 수정 2015.12.07 13:27        목용재 기자 / 조정한 기자

16일 예정된 총파업까지 지휘하겠다는 요구

네티즌들 "약속도 안지키는 비겁한 자가..."

조계사에 21일째 피신 중인 한상균(5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약속한 퇴거 시한은 6일까지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도법 스님과 거취 관련 면담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자료사진)ⓒ데일리안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은신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 앞에서 7일 오전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한 위원장의 거취 입장을 대독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약속한 퇴거 시한을 넘긴 한상균(5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조계사 화쟁위원회 측과 신도들에게 "아직 퇴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6일 퇴거하겠다는 입장을 번복했다. 민주노총이 주장하는 '노동개악' 철폐까지만 양해를 부탁한다는 일방적인 입장만 표명했다.

7일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포함한 6인은 조계사 관음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성명을 대독하며 "너무나 죄송하지만 지금 당장 나가지 못하는 중생의 입장과 처지를 헤아려 달라"고 퇴거 시한의 말미를 좀 더 달라고 주장했다.

이날 밝힌 한상균 위원장의 거취는 조계사 화쟁위 측과 조계사 불교 신자들과 논의하지 않은 일방적인 입장 표명이었다. 한 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한 위원장의 거취부분에 대한 성명을 대독한 신하원 정보경제연맹 위원장은 "고심을 만이했는데, 제가 노동자의 밥줄을 다 책임지진 못하더라도 노동개악을 막아야 한다는 2000만 노동자의 소명을 차마 버릴 수 없었다"면서 "이것이 위원장으로서 부처님께 올리는 가장 성대한 보시이자 공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의 거취를 밝히는 대목에서 주변의 주민들은 "(6일 나간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왜 안 나간다는 거야"라는 등의 불만 섞인 목소리를 높였다.

신하원 위원장은 "8일째 단식을 이어가며 다가오는 임시국회 노동악법 처리와 연내 노동개악 정부 지침을 막아내기 위해 갇힌 몸이나마 무엇이든 다 해볼까 한다"면서 "노동개악 처리냐, 중단이냐를 앞두고 선뜻 제 신변을 정리하겠다는 말씀드리지 못하는 다급한 사정을 부처님 자비에 기대지 않고 누구에게 말씀드릴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신도들이 한 위원장으로 강제 퇴거 시킬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신도님들께서도 부처님의 자비를 베푸셔서 그렇게까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노총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16일 예고된 총파업도 지휘할 예정이다. 갇혀있는 상황이지만 지침을 직접 내리겠다는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국회에서 일단 노동악법이 처리되지 않는다는 것까지 확인이 될 때까지(한 위원장은 퇴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 위원장의 뜻은 16일 총파업이 있기 때문에 파업까지 지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위원장과 경찰의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온 화쟁위 위원장 도법 스님은 평화적 시위가 끝난 5일 밤 두 차례에 걸쳐 한 위원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5일 서울 도심 집회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됐고, 노동법 개정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커진 만큼 한 위원장 스스로 (경찰로) 걸어나갈 명분이 섰다"며 조계사에서 퇴거를 요구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거부했고, 화쟁위와 한 위원장은 지난 6일 오후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경내 관음전에서 또 다시 면담했지만 뚜렷한 결과는 없었다.

앞서 지난 27일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현 시국 및 거취관련 입장' 발표문에서 "2차 민중총궐기는 조계종 화쟁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하며 밝혔듯 정부의 폭력적 시위 진압과 공안 탄압에 반대하면서 평화적 기조로 진행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신변과 거취 문제는 내달 5일 평화적인 국민 대행진이 보장된 후 밝히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6일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조계사 신도위원회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조계사를 은신처로 사용하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에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오는 19일 예정된 제3차 민중총궐기까지 생각하고 나갈 타이밍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자신이 법 위에 사람인 양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까지 회피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이어 "한 위원장이 그 이전에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집행하는 것인데 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법을 지키면서 민노총 위원장으로 행동했다면 이러한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은신으로) 시위대가 오히려 조계사 앞까지 가서 갈등의 소지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네티즌들은 "약속도 못지키는 비겁한 사람"이라며 한 위원장에 비난을 퍼붓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ymsk****'은 "참으로 비겁한 인물이다. 제 입으로 약속한 것도 못지키는 인사가 민주노총의 우두머리라니 그 수준을 알만하다"며 "경찰은 뭐하시나 당장 조계사로 진입해 비겁한 국법질서를 무너뜨린 한상균을 개끌듯 끌고나와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네이버 아이디 'drac****'은 "굴 속에 숨은 쥐새끼처럼 숨어있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서 죗값을 치를 것이 있으면 달게 받고 할말이 있으며 해라"며 "더 이상 조계사에도 피해주지 말자"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한 같은 포털사이트 아이디 "yffm****"은 "약속도 안지키는 사람 스스로 증명!"이라며 비꼬았고, 또 다른 네이버 아이디 'hwan****'은 "조계사 스님들 한 위원장이 약속한대로 모양새 좋게 퇴거시키세요. 안그러면 비난받을 수 있습니다"라며 "법 위에 군림하는 불교가 안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용기있는 결단내리기 바랍니다"라고 한 위원장 퇴거에 대한 불교계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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