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후배 원내대표' 이종걸에 "원내 붕괴시키지 말라"
"'노동개혁과 재벌개혁 같이 하자'는 전략 밀고가야할 때, 원내대표 어딨나"
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가 ‘후배 원내사령탑’인 이종걸 원내대표를 향해 “대여 전선을 구축해야할 원내대표가 특정 계파 편에 서서 원내를 붕괴시키는 것은 아주 한심한 일”이라며 고언을 쏟아냈다. 이 원내대표는 앞서 문재인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7일부터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 쟁점 법안들과 관련해서 선제적 구조조정이 좀 필요하기 때문에 조만간 여야 간 타협이 있지 않을까 싶다”며 “중요한 건 원내지도부가 ‘노동개혁과 재벌개혁을 같이 하자’는 전략을 세게 그리고 꾸준히 밀었어야 한다는 거다. 그런데 이런 협상과 전략을 이끌어야 할 원내대표가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청와대가 노동개혁 법안 처리를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처리 불가’만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그간 야당이 주장해왔던 재벌개혁도 함께 처리하자는 입장을 앞세워 여야 간 타협점을 찾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김 전 총리의 설명이다. 실제 새누리당은 “야당이 노동개혁 발목잡기를 한다”는 프레임을 가동하고 있는 만큼, 이에 걸려들지 않으면서 야당의 주장도 관철시킬 수 있는 유연한 협상 전략이 원내대표에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는 특히 2011년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로 당 정책수립과 대여협상을 총괄했던 ‘선배’로서 원내 사령탑의 역할을 지적하고 나섰다. 김 전 총리는 “원내대표라는 건 기본적으로 정부여당과의 협상에서 선두에 서는 사람이다. ‘여당 발목잡기’ 프레임에 말리지 않으면서 야당의 원칙도 잃지 않아야한다”며 “그걸 맡으라고 원내사령탑을 세운거지, 당권 싸움에나 얽혀서 특정 계파 수장으로 행동하는 모습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원내대표가 꼭 해야할 일은 노동개혁과 재벌개혁을 같이 해야한다는 야당의 입장과 원칙을 여론에 끊임없이 알리고, 길게 보고 주구장창 밀고 나가는 뚝심”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보라. 6개월 간 노동개혁이 필요하다는 말만 주구장창 하니까 결국 어떻게든 이게 먹히지 않나. 원내사령탑이 이런 데서 끈기를 보여야 하는데 이슈를 만드는 것조차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느 당이나 내부 갈등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그건 어느 정당이나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원내대표는 당 전체의 정책과 협상을 담당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절대로 거기 얽매이면 안된다. 대여 전선을 구축하는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