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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문재인엔 '시큰둥' 안철수엔 20분 '독대'


입력 2016.01.04 15:18 수정 2016.01.04 17:46        전형민 기자

안철수 "열심히 최선 다해 만들어보겠다", 이희호 "잘 하시겠죠"

지난달 30일 고 김근태 의원 추모미사에서 만나 시선을 회피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우). (자료사진) ⓒ데일리안

신당 창당을 준비중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4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동교동에 위치한 고 김 전 대통령의 자택을 유성엽·김동철·황주홍·임내현·문병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의원들과 함께 방문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 만들어보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여사는 이런 안 의원의 발언에 "잘 하시겠죠"라고 답했다.

안 의원은 이 여사의 만류에도 세배라며 큰 절을 했다. 이어 그는 이 여사의 깁스한 손에 대해 "몸이 편찮으시다고 들었습니다만 좀 나아지셨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이 여사는 "넘어지면서 의자를 붙잡다가 여기가 분지러졌다"고 답했다.

이어 함께 예방한 호남 출신 탈당 의원들도 각자 새해 이 여사에게 인사했다. 임내현 의원은 "저희는 김대중 대통령의 유업과 정신을 받들어 호남 정치인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유성엽 의원은 "신당을 만들겠다고 노력하니까 최근 국민들 반응이 아주 좋다"며 "여사님께서 잘 이끌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안 의원의 정무보좌 역할을 자진하고 나서는 문병호 의원은 "김 전 대통령도 새정치국민회를 창당하고 나오셨다"면서 "저희 신당도 그때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받을어서 총선·대선을 승리해 다시 한 번 여사님을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이날 가디건 차림에 왼손은 깁스를 한 채 나타난 이 여사는 함께한 호남 의원들과 한 마디씩 주고 받은 후 안 의원과 20분간 독대했다. 독대 후 자택을 나선 안 의원은 독대의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만드는 정당이 정권교체를 하는데 꼭 중요한 역할들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기대를 가지고 계시다고 말씀해주셨다"고 이 여사와의 대화를 전했다. 그러나 그는 관심을 모은 동교동계의 탈당과 관련해서는 "그것과 관련해서 말씀은 나누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단순한 신년인사로 보일 수 있는 이번 안 의원의 이 여사 예방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난 1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예방과는 동교동의 분위기가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문 대표의 방문 당시 이 여사는 "올 한해 원하시는 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짧은 덕담을 끝으로 문 대표의 발언에 "네"라는 대답만 했고 만남 시간조차 독대 없이 8분에 불과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15일로 전망되는 동교동계의 탈당이 예상되는데, 사실상 이 여사도 문 대표보다는 안 의원 쪽에 무게를 싣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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