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한국노총이 노동자 대변하나? 현실 외면하고 이익 추구"


입력 2016.01.20 16:08 수정 2016.01.20 16:09        박진여 기자

청년·시민단체 "한노총 대타협 파기 선언은 일자리 파탄 선언"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노총회관 대회의실에서 노사정합의 파기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국노총이 노사정 대타협 파기를 선언한 것과 관련, 고용시장의 현실은 직시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에 따르면 노동계를 대표한다는 사람들이 현재 국가가 닥친 어려운 경제현실이나 불안한 고용시장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노동 약자를 대변하기는커녕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20일 ‘데일리안’에 “현재 정년연장법 통과로 퇴직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당장 3-4년 후부터 인구가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세대인 에코세대가 취업시장에 뛰어들게 돼 고용시장이 불안한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도 협상 파기 선언을 했다는 것은 현실은 전혀 모른 채 자신들의 이익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노총이 노동계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느냐는 대표성의 문제도 제기됐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 중 60%는 현재 노동계가 비정규직, 청년실업자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에 박 실장은 “국민들이 노동계 대표성에 의문을 품는 상황에 한노총의 독단적 합의 파기는 더 이상 국민들의 대변가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 셈”이라며 “여론조사에서도 보여지듯 현재 국민들의 바람은 자신들의 역할을 포기한 한노총을 배제해 보다 시급히 노동개혁 법안이 처리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장 '고용절벽'이라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있는 청년들을 대표한 청년단체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보탰다.

신보라 청년이여는미래 대표는 같은 날 본보에 “합의라는 건 서로 간 대화와 토론을 통해 만들어낸 약속”이라며 “일방이 어떤 것에 불만을 품고 아무 때나 깨뜨리는 것이 합의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신 대표는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큰 축인 노동계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국민적 합의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을 보면서 청년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사회가 기본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합의는 약속과 원칙을 지키고 존중하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아울러 이날 청년대학생들과 시민사회는 한국노총의 노사정 대타협 파기 선언을 강력히 규탄하며 노동개혁 입법의 사회적 합의를 위해 조속히 노사정위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노동시장개혁촉구운동본부와 노동개혁청년네트워크는 20일 오전 여의도 한국노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노총의 대타협 파기 선언은 일자리 파탄 선언”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들에 따르면 한노총의 독단적인 대타협 파기선언으로 노동시장이 사실상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와 그동안의 국민적 합의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 청년대학생들과 시민사회는 기득권 사수를 위한 한국노총의 뻔뻔한 행태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하루빨리 노동시장 구조를 재정비해 수많은 청년, 대학생 그리고 노동 약자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정년연장과 연공서열적 임금체계로 인해 채용시장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고 대-중소기업 간 그리고 정규-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당장 노동시장에 손을 대지 않으면 구조적 모순이 누적돼 청년들과 노동 약자들의 아픔이 고착화될 것이고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경제는 수렁에 빠질 공산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제위기 속에 일자리 당사자인 청년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양대 노총을 포함한 노동계 전반에 개혁에 대한 절박한 심정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노동계는 끝내 노동시장의 울타리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근 채 콩 한쪽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우리 노동시장 구조의 적폐를 하루빨리 해소하고 재정비해 수많은 청년, 대학생, 노동 약자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야 한다”며 “한국노총은 당장 대타협 파기를 철회하고 노동시장 개혁의 전면에 나서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박진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