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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같이 잘사는 경제, 수원에서 꽃 피우겠다"


입력 2016.03.13 09:33 수정 2016.03.21 09:07        이슬기 기자

<직격 인터뷰>수원비행장이전, 한국형 실리콘밸리..."내 남은 힘 다 쏟고 싶다"

"아이구 이 추운데 여기까지... 고마워요, 고마워요"

늦겨울 꽃샘 추위가 거리를 움츠러들게 하는 10일, 인터뷰차 수원을 찾은 기자의 손을 꼭 잡고 연신 등을 다독이는 김진표의 투박한 두 손이 열기로 가득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민들을 배웅하고 막 돌아온 참이었다.

수원에서 나고 자란 '수원 사람'. 1973년 행정고시 합격 후 재정경제부 장관과 교육부총리를 모두 역임한 '경제통'. 3선 국회의원에 제1야당 원내대표. 그리고 이제 "같이 잘사는 경제를 수원에서부터 꽃피우는 게 소원"이라며 20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그를 권선구 세류동 선거사무소에서 만났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수원무 후보.(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수원무 후보.(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방선거에서 아쉽게 패한 후 2년 만에 직접 뛰는 선거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지난 2년간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우리 젊은이들, 서민들이 얼마나 어렵게 사는지 똑똑히 봤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못 구해서 3포세대를 넘어 5포·7포세대란 말이 나올 정도다. 30-40대 엄마들은 현실상 아이 낳아 키우는 게 도저히 자신이 없지, 50대는 권고퇴직·파견근로 때문에 늘 불안하지, 60대 이상은 노후 생활을 위해서 아무것도 해놓은 게 없지. 근데 정치는 진영논리로 싸움질이나 하면서 고달픈 민생들 먹고사는 문제엔 완전히 손을 놓아버렸다. 이러니 국민이 정치를 불신할 수밖에. 이걸 고치려면 여당 먼저 바뀌어야 하지만, 야당도 정말 바뀌어야 한다. 정책적 대안을 먼저 마련한 뒤에 비판해야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엔 여당보다 더 앞장서서 문제 해결하려는 야당. 그런 야당 만들어야겠단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런 정치 하려고 국회에 가려 한다.“


-신설된 수원무 지역구는 어떤 지역인가.

"수원 영통에서 태장동과 영통2동을 떼어내고, 수원 권선에서 철길을 기준으로 동쪽 절반을 쪼개 세류1·2·3동, 권선1·2동, 곡선동을 붙인 복합선거구다. 특히 세류2동은 전국에서 노인 인구 비율이 제일 높은 곳이다. 여긴 비행장때문에 고도 제한에 걸려서 아파트를 못 짓는다. 단독주택 비율만 96%를 넘다보니 젊은이들은 다 떠나버렸다. 또 집값이 싸고 복지관이 잘 되어 있어서 노인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 지역이다. 그러다보니 여당 지지율이 60% 이상 나오는 지역이라 수원에선 야당에 아주 어려운 지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장에 직접 다녀보니 '아 이길 수 있겠구나'란 확신이 들었다. 내가 수원 토박이다. 이 지역엔 수원 토박이 어르신들이 많이 사시는데, 그분들이 그간 내가 어떻게 살았고, 지난 10년간 수원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다 지켜보고 평가하고 계시더라.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던 수원비행장이전 법안을 내가 대표발의해서 지금 진행 중이고, 수원고등법원법안도 대표발의해서 곧 들어선다. 분당선 연장선을 수원역까지 완공했다. 이런걸 주민들이 다 알고 있고, 낙후된 지역을 빨리 발전시켜달라는 기대감도 컸다. 그게 내가 믿는 구석이다.“


-수원비행장 이전 법안을 대표발의했고,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았다. 이유를 설명해달라.

"두가지다. 무엇보다 도심 한복판에 비행장이 있다보니 소음 피해는 물론이고 권선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 비행장때문에 고도제한에 걸리다보니 건물도 제대로 못 짓는다. 더군다나 이전이 결정되니 더더욱 아무도 투자를 안한다. 이전하기로 했으면 빨리 마무리 지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이 지역 경제는 더 죽는다. 너무 시급하다. 게다가 여긴 인구 밀집 지역이라 공기오염·수질오염 위험이 높아서 굴뚝있는 공장도 못 만든다. 내가 수원비행장을 이전한 자리에 국내외 유수한 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하고 이 지역 대학들과 연계를 맺는 '한국형 실리콘밸리' 설립을 그토록 꿈꾸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이전할만한 후보지를 10여군데 정도 물색했고, 공군에서 기술 검토 중이다. 수원비행장을 이전하면 개발이익이 4조에서 7조 정도 나오는데, 그 개발이익으로 이전 대상 지역에 어떤 형태로든 보상을 해주고, 수원 발전을 위해서도 일부를 쓰도록 법을 발의했다. 실제 경주방사성폐기처리장을 만드는 데 3천억 지원으로 가능했다. 그런 식으로 후보지 간 경쟁을 시키면 신속하게 이전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본다."


-상대 선수인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 역시 '수원비행장 이전을 맡겨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내가 여당 정책위의장이던 17대 국회 때 김장수 당시 국방장관을 만나서 수원비행장 이전 약속을 받아내고 18대 때 이 법을 대표발의했다. 그때 정미경 의원이 '공군력 저하'를 이유로 반대했었다. 이건 현실을 완전히 반대로 알고 있는 거다. 공군에 직접 물어보라. 수원비행장은 대도심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기동훈련을 전혀 못한다. 24시간·48시간 계속해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굉음이 계속되는데 도시 한복판에서 할 수 있겠나. 최근 10년간 해본 적이 없다. 훈련도 제대로 못하는 공항을 갖고 어떻게 북한과 대치하냐는 게 공군의 입장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20년 전에 군공항을 바닷가로 이전하는데, 우리는 늦었으니 지금이라도 빨리 하자는 게 내 주장이었다.

이후엔 정 의원이 비상활주로를 수원비행장 안으로 이전하겠다며 세금 200억을 쓰겠다고 했다. 수원비행장은 이전이 정답인데, 이전해야 할 비행장 안에 활주로를 깐다는 게 말이 되느냐. 수원·화성·오산시장들과 당 의원들이 다 나서서 반대했다. 그런데 막상 지난번 보궐선거 때는 정미경 의원 본인이 이걸 다 만들고 이뤄낸 듯 이야기를 하시더라. 하지만 수원 시민들이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 수원비행장 이전문제를 해결하려고 대구, 광주까지 돌아다니며 같이 궐기대회를 한 게 누구였는지. 시민들이 판단할 거다."

-수원무 지역은 결국 '침체된 경제 회복'이 제1과제로 보인다.

"맞다. 비행장을 이전한 자리에 산학 협력 클러스터를 만들어 미래 먹거리를 마련해야한다. 특히 우리 지역에 있는 삼성전자와 광교 테크노밸리, 향남 제약단지까지 한꺼번에 잇는 IT·나노·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바이오·신약제조·인공장기 등 산업 클러스터를 만들면 이 지역에 억대 연봉을 받는 좋은 일자리가 10만개 이상 늘어날 거다. 그 힘으로 수원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서 다시 도약할 수 있다. 2004년부터 줄곧 이야기 해온 거다. 그런 원동력을 이곳 수원에 만드는 게 내 꿈이다."

-당을 책임졌던 사람으로서 현재 당 대표의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나.

"기대했던 것보다 김종인 대표가 훨씬 더 잘하고 있다. 김 대표가 사심이 없고 언제든 그만들 수 있다는 결단력을 갖고 과감히 일을 추진하는 걸 보면서, 국민들이 우리 당에 대한 신뢰를 아주 조금씩이나마 회복하고 계신 것 같다. 김 대표께도 말씀드렸지만,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안보 프레임으로 자꾸 몰아가려 하는데, 우리당의 안보관에 대해 국민들이 오해·불신하고 계신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안보보다는 경제 이슈에 힘을 써야 한다. 1%도 안되는 특권층을 위해 99%가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지 않느냐. 이 문제를 설득력 있게 얘기하고 추진할 사람은 김종인 대표밖에 없다.“

인터뷰 말미에 김 대표는 "선거운동 하다보면, 연세많으신 분들이 '제발좀 싸우지만 말고 민생 문제 해결에 앞장서보라'고 하신다"며 다시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살기가 너무 힘들다는 말씀들을 제일 많이한다. 그게 제일 가슴 아프고 면목 없다. 우리 정치가 여야를 떠나서 함께 불신의 대상이 되는 게 너무 가슴 아픈데, 국민들 고달프게 먹고사는 문제에 내 남은 것, 남은 힘 다 쏟아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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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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