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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9·WAA 1위' LG 오지환 방망이에 붙은 특명


입력 2016.04.12 15:57 수정 2016.04.12 16:19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성장하고 있는 유격수 오지환의 강점과 약점

스프링캠프 부상 다스리고 12일 전격 1군 복귀

유격수는 내야의 핵이라 불리는 포지션이다.

내야수 중 가장 넓은 수비범위를 책임져야 하고, 외야로 빠져나간 타구의 중계플레이에도 빈번하게 가담해야 한다. 때문에 유격수는 타구를 가장 많이 잡고 던지는 야수 중 하나다.

다양한 타구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순발력과 강한 어깨 역시 유격수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자질이다. 여기에 평균 이상의 공격력까지 겸비한 유격수라면 금상첨화다.

그런 의미에서 오지환(26)은 LG 트윈스에 상당히 중요한 존재다. 오지환은 지난 시즌 138경기 타율 0.278(497타수 138안타) 11홈런 56타점 OPS 0.800을 기록하면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유격수치곤 기복이 심했던 수비력도 2012년 이후 점차 개선되며 국내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 수비가 안정되자 본래의 장점이던 타격도 다시 불붙기 시작한 모습이다. 그렇다면 지난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오지환의 강점, 극복해야 할 약점은 무엇일까.

2012시즌 이후 수비력이 크게 향상된 오지환. ⓒ LG 트윈스

리그 최고의 수비범위

야수의 수비력을 명확히 가늠할 수 있는 기록지표는 야구 기록의 맹점이라 할 정도로 타격이나 투구 기록에 비해 부족하다. 수비율(전체 수비 기회에서 실책을 제외하고 다시 수비기회로 나눈 것)이 가장 간단명료하게 선수들의 수비능력을 보여준다곤 하지만 기록원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실책으로 인해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세이버메트릭스 지표가 RF/9(Range Factor, 레인지 팩터)다. RF/9는 야수가 기록한 자살과 보살을 더하고, 이를 수비 이닝으로 나눈 뒤 다시 9를 곱한다. 9이닝(한 경기)동안 야수가 얼마나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는지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의 수비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도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2015 KBO리그 수비율 TOP5 유격수의 수비지표. 기록 출처 스탯티즈

2015시즌 오지환은 수비율 0.978을 기록했다. 이는 KBO리그의 유격수들 중 1위를 차지한 박기혁(0.981)보다 낮은 수치다. 하지만 RF/9에서는 오지환이 5.23을 기록하면서 박기혁(4.84)을 제치고 KBO리그 주전 유격수 중 1위에 올랐다.

한 경기에서 한 이닝이 바뀌는데 필요한 아웃의 개수가 3개인 것을 감안하면, 오지환은 한 경기에서 거의 2이닝을 혼자 수비한 셈이다. 국가대표에 단골로 등장하는 삼성 김상수(4.10)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한 선수가 수비로 팀의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수치화한 지표인 WAA(Wins Above Average,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부문에서도 오지환은 1위에 올라 있다.

포지션 조정을 포함한 오지환의 WAA는 0.615로 김재호(0.592), 손시헌(0.563), 김상수(0.523) 등 전, 현직 국가대표 유격수들을 제치고 유일하게 0.6대를 기록했다. 2015년의 오지환은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수비지표로 놓고 봤을 때 국내 최고의 유격수였다.


특명, 삼진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라!

오지환은 2009년에 데뷔하여 이듬해부터 1군 주전 유격수로 출장하기 시작했다. 그 해 오지환은 타율 0.242에 삼진 137개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그가 기록한 삼진개수는 해당 시즌 리그 최다였다.

이런 흐름은 해가 바뀌어도 계속 이어졌다. 데뷔시즌이었던 2009년과 오른쪽 손목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결장한 2011년을 제외한 모든 시즌을 풀타임 유격수로 소화했던 오지환은 출장경기만큼 많은 삼진을 기록했다. 2012년에도 리그 최다 삼진을 기록하더니, 삼진 부문에서 꾸준히 리그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5년에도 오지환의 삼진은 여전했다. 지속적인 수비에서의 안정감이 도움이 됐는지 데뷔 이후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삼진은 121개를 기록하며 리그 8위에 올랐다.

오지환이 데뷔 이후 기록한 연도별 타격성적. 기록출처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

삼진은 타자가 타석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나쁜 결과 중 하나다. 일단 인플레이 타구만 날리면 어떤 변화가 생길지 알 수 없다. 평범한 땅볼타구가 불규칙 바운드를 일으켜 상대 야수의 실책을 야기할 수 있고 외야수가 펜스 앞에서 잡을 수 있는 뜬공이 바람의 영향으로 홈런이 되기도 한다. 뜻밖의 상황을 유발하여 경기 전체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타자가 공을 쳐냈을 때 발생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공을 쳐내지 못하고 삼진을 많이 당하는 타자는 지난해의 경우, 박병호(161개, 1위)나 최준석(134개, 3위), 나성범(127, 4위) 정도의 장타력을 갖춘 경우가 아니라면 좋은 타자로 분류되기 어렵다.

오지환 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은 삼진을 제외한 그의 타격기록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에서 큰 기복 없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고, 타석당 삼진율도 시즌을 거듭할수록 낮아지고 있다.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난 상황에서 오히려 공격력이 나아지고 있는 점은 선수 본인에게나 팀에나 큰 기대를 품게 한다.

오지환은 박용택의 뒤를 잇는 LG의 프랜차이즈스타다. ⓒ LG 트윈스

하지만 큰 기대가 오히려 부담이 됐을까. 오지환은 지난 2월 오키나와캠프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왼쪽 무릎 부상으로 시즌 초 출장이 무산됐고 지난 2주간 강승호와 윤진호가 공백을 메웠다. 이들도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LG의 주전 유격수는 오지환이다.

그런 프랜차이즈 스타의 시즌 초 부상 공백은 LG팬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LG트윈스는 12일 오지환의 1군 복귀를 발표했다. 오지환이 지난해보다 한걸음 더 성장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나타날지 기대는 커지고 있다.

글 김호연/기록 및 자료제공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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