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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진 "나 믿고 따라온 유이, 최고 여배우"


입력 2016.05.06 08:34 수정 2018.10.15 16:05        부수정 기자

MBC '결혼계약'서 금수저 도련님 한지훈 역 맡아

"시간 지나면서 여유 생겨…예능은 여전히 생소"

배우 이서진은 최근 종영한 MBC '결혼계약'에서 금수저 도련님 한지훈 역을 맡아 유이와 호흡했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MBC '결혼계약'서 금수저 도련님 한지훈 역 맡아
"시간 지나면서 여유 생겨…예능은 여전히 생소"


"너, 내가 살릴게"라는 한마디로 주말 밤을 뜨겁게 달군 이서진(45). 그를 알린 드라마 '다모'(2003) 속 '아프냐, 나도 아프다'를 잇는 최고의 명대사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어찌 이뿐이랴. "1분 1초도 쉬지 않고 사랑해", "내가 다 잘못했다. 난 그냥 당신이 옆에 있어 줬으면 좋겠다. 난 도저히 당신 포기 못 하겠다" 등의 대사는 이서진표 '살인 보조개'를 달고 훨훨 날았다.

MBC '결혼계약'은 지난달 시청률 22.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인기리에 종영했다. 이서진은 극 중 '금수저' 한지훈을 맡아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강혜수 역의 유이와 절절한 로맨스를 펼쳤다.

이서진과 유이(28)의 나이 차는 무려 17살. 진부해 보이는 스토리와 어울리진 않는 듯한 이서진과 유이 때문에 인기를 예상하는 이는 드물었다. 그러나 '결혼계약'은 예상을 뒤엎고 '아름다운 로맨스'라는 극찬을 얻으며 '땜빵 드라마'의 반란을 일으켰다.

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서진은 특유의 '살인 보조개'를 지으며 "이런 인터뷰가 처음인데"라며 웃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예능에서 보여준 것처럼 가식 없고, 진솔한 대답을 들려줬다.

1999년 SBS 드라마 '파도위의 집'으로 데뷔한 이서진은 하지원과 호흡한 '다모'(2003)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불새'(2003), '연인'(2006), '이산'(2007), '참 좋은 시절'(2014) 등에 출연했고 tvN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등 예능을 통해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번 '결혼계약'은 '다모' 이후 그가 드라마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한 작품으로 꼽힌다.

MBC '결혼계약'에 출연한 이서진은 유이에 대해 "밝고 씩씩하고 근성이 있는 여배우"라고 극찬했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인기를 실감했느냐고 묻자 그는 "주변에서 '드라마 잘 보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정도"라며 "즐겁게 찍은 작품이라 잘 된 것 같고, 제작진 덕분에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서진이 맡은 한지훈은 사랑을 모르는 부잣집 도련님이다. 지훈은 엄마에게 신장 이식을 해주기 위해 혜수와 '결혼계약'을 맺으면서 인연은 맺는다. 어느새 혜수를 사랑하게 된 그는 죽어가는 혜수를 지켜준다. 펑펑 울며 슬퍼하지 않고 항상 밝게 웃는 그를 본 시청자들은 함께 아파했다.

이서진은 이 멋진 남자 캐릭터를 거절하려고 했단다. 너무 뻔하고 매력 없다는 이유에서다. "작가님과 만나서 캐릭터 수정을 부탁했어요. 효심이 지극한 착한 캐릭터가 극이 흐를수록 좀 변했으면 했거든요. 그랬더니 작가님이 3일 만에 수정하셨더라고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유이와의 호흡을 안 물어볼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의 호흡이 너무 좋았던 터라 '사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을 정도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인터뷰 날 유이는 이상윤과의 열애를 공식 인정했다.

질문을 예상한 듯 이서진은 "만나는 남자가 있을 듯했다"며 "난 열애 사실을 몰랐고, 로맨스 연기를 할 때는 모르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걸그룹 출신 유이가 캐스팅됐다고 했을 땐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싱글맘의 애끓는 모성 연기와 섬세한 감정 연기를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 만났는데 밝고 씩씩하더라고요. 기간 쎈 PD와 잘 얘기하는 걸 보니 되겠구나 싶었죠. 운동선수 출신이라 그런지 무언가 잘 안 풀린다 싶으면 고민하고, 끝까지 해보려고 하더라고요. 지금까지 호흡을 맞춘 여배우 중 베스트5 안에 꼽힙니다(웃음)."

최근 종영한 MBC '결혼계약'에서 활약한 이서진은 드라마, 예능을 넘나들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화제가 된 나이 차에 대해선 "로맨스 연기에서 나이 차이는 상관없다. 잘 맞춰주면 되는데 유이가 날 믿고 따라왔고, 어리고 편하니까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결혼계약'엔 명장면, 명대사가 많았다. 명대사를 언급하면서 주연 배우가 꼽은 명대사를 묻자 이서진은 쑥스러운 듯 한숨부터 내쉬었다.

"명장면, 명대사 향연이라 너무 감사하죠. 다 기억에 남아요. 특히 후반부엔 슬픈 장면이 많아서 더 그랬고요. 유이가 울어도 전 울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아픈 사람에게 최대한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꽃보다 할배'와 '삼시세끼'에서 이서진은 가식 없는, 솔직한 사람이다. 툴툴거리면서도 일 하나를 맡으면 똑부러지게 해내는 걸 보면 참 매력있구나 싶다. 이서진의 평소 성격이다.

"시청자들이 '결혼계약'을 보면서 '얘 또 삼시세끼 하는 거야?'라는 생각을 하게끔 하고 싶었어요. 자연스럽고, 편안한 면을 보여 주고 싶었거든요. 변신은 나중에 하면 되고요. 사실 전 뭐든 하기 싫어하는 성격이에요. 근데 일단 하기로 하면 완벽하게 하려고 합니다."

혼기가 꽉 찬 40대 중반인 이서진은 '결혼계약'을 통해 판타지적인 사랑을 간접 경험했다.

"'내가 진짜 이 여자를 사랑하는구나', '나도 예전에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한 적이 있는데 앞으론 못 하겠지'라고 생각했죠. 젊었을 때는 열정이 넘쳐서 사랑만 하면 다 될 것 같았는데 이젠 현실에 안주하게 됐답니다. 사랑보다는 이성이 앞서죠. 여자에게 모든 걸 걸고 매달리는 사랑은 드라마에서나 해볼 수 있는 사랑인 듯해요."

이상형을 묻자 그는 "유이 같은 스타일도 좋다"라고 답한 뒤 "구체적으로 정한 스타일은 없다. 좋으면 그냥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라마 제목도 '결혼계약'이겠다, 결혼할 생각은 없는지 돌직구를 던졌다. "최근 3년 동안 너무 바빴어요. 일이 없으면 누군가 있었으면 하는데 일이 많으면 제가 일단 피곤해서요. 일이 너무 많아서 죽겠어요. 흐흐. 일찍 결혼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 없어요. 후회는 절대 안 하는 성격이거든요."

최근 종영한 MBC '결혼계약'에서 활약한 이서진은 KBS2 어서옵쇼'를 통해 지상파 예능에도 도전한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예능, 드라마를 넘나들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이서진은 "과거엔 예민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여유가 생겼다"며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욕심 안 부리고, 재밌게 일을 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는 '혼'(2009)을 꼽으며 "당시 새로운 장르였는데 잘 안돼서 너무 아쉽다"고 했다.

이서진은 '결혼계약' 촬영 직후 KBS2 새 예능프로그램 '어서옵SHOW'(6일 첫 방송)를 통해 금요 예능 사냥에 나선다.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때 유감없이 발휘한 자연스러운 예능감을 발휘할 때다.

"방송국에 워낙 오랫동안 제안해왔어요. 언제 또 절 원하겠어요? 예능은 제 전문 분야가 아니고 스튜디오 녹화는 처음이라 생소했어요. 성공 여부는 진짜 모르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할 거고, 방송은 시청자 입장을 보려고요."

이서진은 이날 '체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체력 때문에 주인공 못 하겠구나 싶더라고요. 어휴. '결혼계약' 때는 15종류 비타민 약을 챙겨 먹었어요. 효과는 잘 모르겠고 왠지 몸이 좋아졌다는 기분은 들더라고요."

40대가 믿기지 않은 동안 외모 비결에 대해선 "원래 스트레스를 안 받는 편이다. 피부과는 꾸준히 다니고 물도 많이 마신다"고 했다.

동네 산책을 즐긴다는 그는 가끔씩 지하철도 탄다고 했다. "일없을 때는 매니저 안 부르고 혼자 다녀요. 매니저가 운전기사는 아니잖아요. 그분들도 회사에서 일을 배워야 하고요."

'삼시세끼' 때 터득한 요리를 종종 하느냐 묻자 "방송 이후 해 본 적이 없다"고 웃었다.

차기작과 올해 계획을 물었더니 '톡' 쏘는 답변이 돌아왔다.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요! '결혼계약'도 땜빵이라면서요. 하하. 땜빵이 생기면 몰라도...아직 계획 없어요."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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