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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만에 끝" 절대 악의 아수라판 '아수라'


입력 2016.09.24 09:37 수정 2016.09.24 09:39        김명신 기자

'비트' 김성수, 지옥같은 범죄형 액션물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등 절대 악 총집합

영화 '비트' '감기'의 김성수 감독이 신작 '아수라'로 충무로에 복귀했다. ⓒ 영화 아수라 영화 '비트' '감기'의 김성수 감독이 신작 '아수라'로 충무로에 복귀했다. ⓒ 영화 아수라

'비트' 김성수, 지옥같은 범죄형 액션물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등 절대 악 총집합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이기는 편이 내 편이다.’

“‘통쾌’가 아닌 ‘통렬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범죄액션영화에서 무수히 등장하는 ‘악’이 주인공으로 나선다. 선과 악의 구도는 없다. 권선징악은 기대도 해선 안된다. 정의는 발 붙일 틈도 없고 폭력과 욕이 난무한다. 악과 악 사이에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만 존재한다. 그렇게 그들의 세계는 하루하루가 ‘아수라장’이다.

“범죄액션영화에 무수히 등장하는 악당, 하지만 이렇다 할 보상 한 번 받지 못하고 한 번에 나가떨어지는 그 시시한 악당을 주인공으로 삼고 싶었다.”

영화 ‘아수라’ 김성수 감독의 연출의 변이다. 영화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 ’감기‘에 이은 국내 복귀작으로, 김 감독은 흔하디 흔한 선과 악의 구도, 권선징악에서 벗어나 오로지 ’악‘만 난무하는 세계를 그려보고 싶었단다. ’어떤 가혹한 운명을 타고 났기에 그 악당들은 보상 하나 없이 희생과 충성을 맹세하는 것일까‘ 그렇게 시작한 영화의 시나리오는 악과 악만이 있는 악인들의 지옥도 ’아수라‘라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영화 '비트' '감기'의 김성수 감독이 신작 '아수라'로 충무로에 복귀했다. ⓒ 영화 아수라 영화 '비트' '감기'의 김성수 감독이 신작 '아수라'로 충무로에 복귀했다. ⓒ 영화 아수라

‘아수라’는 축생계와 인간계 사이에 있는 중생이다. 얼굴은 삼면이고 손은 여섯 개로 원래 싸움의 신이었으나 부처님에게 귀의하여 불법을 지키는 신이 됐다. 싸움과 시비 걸기를 좋아하는 인간은 아수라로부터 전행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아수라 중생들이 사는 세계는 서로 다투며 싸우는 곳이다.

말 그대로 싸움과 싸움이 난무하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아수라’는 영화 시작 5분 만에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아수라판’이 그려진다. 철저하게 악과 악만 넘쳐나는 그 지옥 같은 세계가 단 5분 만에 저리도록 느껴진다.

강력계 형사 ‘한도경’(정우성)은 이권과 성공을 위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악덕 시장 박성배(황정민)의 뒷일을 처리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 악에 계속 노출되는 사이, 말기 암 환자인 아내의 병원비를 핑계로 돈이 되는 건 뭐든 하는 악인의 길로 들어서게 되고, 그의 약점을 쥔 독종 검사 김차인(곽도원)과 검찰수사관 도창학(은 그를 협박하고 이용해 박성배의 비리와 범죄 혐의를 캐려한다.

자신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한도경의 목을 짓누르는 검찰과 박성배. 그 사이 놓인 남자 한도경, 그리고 그를 친형처럼 따르는 후배 형사 문선모(주지훈)가 박성배의 수하로 들어가게 되면서 이들의 살아남기 위한 전쟁이 시작된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 남을 죽여야 한다. 이기는 편이 내 편이고, 힘 있는 자가 내 편이다. 죽고 죽이기에 혈안이 된 나쁜 놈들 사이에서 정의는 없다. 권력과 돈을 거머쥔 자들의 탐욕스러움은 극치를 이끌어내고 있고, 이들의 세계에는 합법과 불법, 정의와 불의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영화 '비트' '감기'의 김성수 감독이 신작 '아수라'로 충무로에 복귀했다. ⓒ 영화 아수라 영화 '비트' '감기'의 김성수 감독이 신작 '아수라'로 충무로에 복귀했다. ⓒ 영화 아수라

그렇게 영화 ‘아수라’ 속 세계는 선과 악 구도의 여느 액션 느와르와는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진정한 악인은 도처에 널려 있고 악덕 시장은 더욱 악랄한 방법으로 주변을 정리한다. 성찰이나 반성은 영화 끝까지 볼 수 없다. ‘악’ 그 자체인 절대 악인이다.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하게 위해 시장의 온가 더러운 일을 처리해주는 한도경 형사 역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가차 없이 죽이는 인물이다. 검사 김차인 역시 기존 영화 속 단순히 ‘나쁜’ ‘악랄한’ 검사가 아닌, 권력 여부에 따라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캐릭터다.

주지훈이 연기한 문선모라는 인물만이 영화 속 유일하게 선에서 악으로 변해가는 캐릭터로, 두 얼굴의 양면성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지옥의 끝을 보여주겠다”, “물지 않으면 물린다”라는 영화 속 카피에서 볼 수 있듯이 전형적인 악인들의 세계를 다룬 범죄형 액션 느와르다. 감독이 원제를 ‘반성’이라는 했을 정도로, 영화 속 인물들은 역대 최고의 악역들이다.

공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악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세상에 널려있는 악당들도 한 낫 나약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는 김성수 감독의 말대로 통쾌가 아닌 통렬함을 공감하게 한다.

영화 '비트' '감기'의 김성수 감독이 신작 '아수라'로 충무로에 복귀했다. ⓒ 영화 아수라 영화 '비트' '감기'의 김성수 감독이 신작 '아수라'로 충무로에 복귀했다. ⓒ 영화 아수라

‘악인들의 지옥도’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132분 러닝타임 동안 죽고 죽이는, 욕과 싸움이 난무하고 잔인한 장면도 계속 된다. 일반적인 액션 느와르가 아닌 탓에 근사하고 멋진 액션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영화 ‘아수라’의 차별점이고 또 다른 범죄형 액션 느와르로 평가되고 있는 이유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잘생긴 정우성의 얼굴은 거의 볼 수 없다. 그의 얼굴 하나 만 봐도 이번 ‘아수라’가 어떤 영화인 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려진 얼굴 속 정우성의 농익은 연기는 압권이다. 기존의 정우성 연기를 혹평했던 이들이 있다면 이번 작품에서 만큼은 ‘정우성의 재발견’을 경험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자타공인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 하는 ‘아수라’가 이름값, 연기값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개봉. ★★★★☆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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