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드디어 20호 홈런, 정의구현은 덤
3회 브라이스 하퍼 3루타 과정에서 페이크 수비
벤치클리어링 이후 7회 투런 홈런으로 존재감 과시
피츠버그 강정호가 드디어 20홈런 고지를 밟으며, 메이저리그에서 장타력을 인정받고 있다.
강정호는 26일(이하 한국시각) PNC 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 4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1개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우여곡절 끝에 나온 홈런이었다. 특히 강정호는 양 팀 벤치클리어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했다.
사건은 이렇다. 워싱턴의 간판 타자 브라이스 하퍼는 3회초 첫 타자로 나와 우익 선상을 꿰뚫는 3루타를 만들어냈다. 우익수가 공을 더듬고 송구가 부정확한 바람에 하퍼는 여유 있게 3루에 안착하는 듯 했다.
이때 3루수였던 강정호는 공을 받으려는 자세를 취했고 이에 놀란 하퍼가 급히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경기는 중단됐고,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나와 불필한 페이크 동작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결국 하퍼는 3회초 공격이 끝난 뒤 교체 아웃됐다.
순식간에 양 팀 더그아웃에는 긴장감이 불어닥쳤고, 하필이면 곧바로 이어진 피츠버그 공격 때 강정호가 타석에 등장했다. 이에 워싱턴 선발 A.J. 콜은 초구에 강정호 등 뒤로 향하는 보복구를 던졌고, 주심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 곧바로 퇴장을 명령했다.
그러자 워싱턴 선수들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고, 피츠버그 선수들도 강정호를 보호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뛰어들었다. 격한 고성이 오간 가운데 피츠버그 1루수 션 로드리게스가 추가 퇴장을 당하며 벤치클리어링이 마무리됐다.
심기일전한 강정호는 5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맷 벨라인의 초구 직구를 받아쳤지만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7회 2사 1루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에 올라 바뀐 투수 코다 글로버의 시속 96마일 싱커를 받아쳐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워싱턴과의 벤치클리어링 갈등을 보란 듯이 날려버린 속 시원한 홈런이었다.
이 홈런은 아시아 내야수로는 최초의 20홈런이었다. 지금까지 한 시즌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아시아 선수는 마쓰이 히데키(5회), 추신수(4회)뿐이며 모두 외야수다.
한편,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경기 막판 불펜이 무너지며 7-10 패하며 와일드카드 확보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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