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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날개 없는 추락' 또다시 전주대비 6%p ↓


입력 2016.11.02 11:29 수정 2016.11.02 14:02        이슬기 기자

<데일리안-알앤써치 '국민들은 지금' 정기 여론조사>

10%대 중반까지 추락, '연설'로 존재감 높인 이재명 '껑충'

여권의 간판급 대선 주자인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지지율이 15.6%까지 추락해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동일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데일리안 이보라 디자이너

<데일리안-알앤써치 '국민들은 지금' 정기 여론조사>
반기문 10%대 중반까지 추락, '연설'로 존재감 높인 이재명은 '껑충'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로 여권의 대선 판이 ‘꽁꽁’ 얼어붙었다. 여권의 간판급 대선 주자인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지지율이 15.6%까지 추락해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동일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9일 조사(25.4%)부터 급락세를 보인 데 이어 전주(21.2%) 대비 6.0%p 또다시 하락한 수치다.

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반 총장의 추락세를 발판으로 전주(24.6%)보다 0.1%p 상승한 24.7%를 기록했다. 그 결과 반 총장을 9.1%p 차로 앞서면서 2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지난달 5일 조사 당시 반 총장에게 6.5%p 뒤쳐진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조사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전주 조사 결과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반 총장의 지지율 추락은 ‘대망론’의 중심지와 여권의 심장부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조사 결과, 반 총장은 대전·충청·세종에서 22.1%, 대구·경북에서 16.5%를 기록했다. 문 전 대표보다 각각 6.6%p, 5.5%p 만큼 뒤쳐진 수치다. 서울에서도 반기문 15.4% 문재인 24.8%, 경기·인천 역시 반기문 15.6% 문재인 24.7%를 기록했다. 아울러 문 전 대표는 야권의 텃밭인 전남·광주·전북에서 24.2%를 얻어 전주에 이어 호남맹주 국민의당 소속 안철수 의원(15.6%)을 크게 앞섰다.

또한 반 총장은 60세 이상(26.1%)·새누리당 지지자(40.0%)로부터 얻은 지지율을 제외하곤 모든 층에서 문 전 대표에게 밀렸다. 특히 40대 응답자 층에서 문 전 대표가 32.6%를 얻은 반면, 반 총장은 9.3%를 기록해 한자리수로 급락했다. 성별 조사에서도 문 전 대표가 앞서, 남성은 반기문 16.4% 문재인 26.9%, 반기문 14.8% 문재인 22.6%였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의 영향으로 이른바 ‘BIG 6(대선주자 상위 6명)’역시 지각변동이 일었다. 최대 수혜자는 ‘대통령 하야(下野)’ 주장으로 존재감을 한껏 높인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이 시장은 전주(5.3%)대비 4%p 상승한 9.3%를 기록해 안 의원(9.4%)과 사실상 동일한 수치로 4위를 차지했다. 또 박원순 시장(5.5%)이 그 뒤를 이었다. 주목할 것은 전주 조사 당시 반 총장 외엔 BIG 6 내 여권 주자가 한명도 없었지만, 이번 조사에선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4.6%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이 시장의 경우, 호남에서 15%를 얻어 안 의원(15.6%)을 바짝 추격했다. 서울과 경기·인천에선 각각 11.8% 9.6%로 안 의원을 추월했다.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 비선실세 파문의 반사 이익으로 6위권에 들긴 했지만, 전통적 보수층인 TK(7.7%)와 새누리당 지지층(15.2%)에서 반 총장을 따라잡기엔 여전히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권 주자들 간 접전은 치열했지만, 여전히 마의 5%대 벽을 넘지 못했다. 김 전 대표가 하위권 내 선두주자로 올라선 데 이어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4.0%),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2.8%), 안희정 충남지사(2.6%), 오세훈 전 서울시장(2.5%), 김부겸 민주당 의원(1.6%), 남경필 경기지사(1.2%) 순으로 조사됐다.

중위권 주자들의 지각변동과 관련, 이 시장의 ‘비상’이 문 전 대표에게 ‘상대적 피해’를 입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시장은 최근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강하게 촉구하는 연설을 선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문 전 대표를 비롯한 대선 주자들과 민주당 지도부 등 야당이 사실상 하야와 궤를 같이 하는 주장을 하면서도 역풍을 우려해 ‘돌직구’를 던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시장의 연설이 일시적으로 민심의 갈증을 해소했다는 것이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최대 피해자는 반기문이지만, 두 번째 피해는 문재인이라 할 수 있다. 이재명이 아니었으면 지금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었는데 25%를 넘지 못했다”며 “결국 이재명이 이번 사태로 다크호스가 된 것이고, 그 외 손학규·안희정·박원순 등 야권 다른 선수들은 존재감이 많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특히 반 총장의 추락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권 주자들이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는 데 대해 “결국 존재감이 없고, 자신의 고정 정치세력을 못 만들었다는 의미”라며 “반기문의 ‘추락하는 날개’를 여권 주자 그 누구도 받지 못하는 건 결국 여권의 한계다. 사람은 많은데 누구 하나 시원하게 국민 앞에 어필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고 말했다.

즉, 반 총장이 최저점까지 떨어지고 보수 지지층의 신뢰도 상당 부분 잃었지만, 정작 반 총장의 표를 대체할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에 결국 상당수가 반 총장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소장은 “새누리 지지층에서 김무성 전 대표 쪽으로 조금 가긴 했지만, 역시나 반기문을 대체할만한 후보로서는 역부족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오전 긴급 발표된 박 대통령의 개각이 사태를 봉합하려는 의도로 읽혀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큰 만큼, 반 총장의 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소장은 "대통령이 왜 오늘 김병준 교수 등 총리를 포함한 개각 발표를 했겠느냐"며 "청와대는 최순실 씨보다 안종범 전 수석의 말 한마디가 더 큰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라 판단하고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다. 결국 국민들 입장에선 의도된 이슈로 '진짜 이슈'를 덮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역풍이 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10월 30일부터 10월 31일 이틀 간 전국 성인 남녀 1506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6.0%고 표본추출은 성,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2.5%p다. 통계보정은 2016년 7월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반으로 성 연령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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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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