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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통령 리더십..."박근혜, 권위적 비밀주의가 화(禍) 불렀다"

  • [데일리안] 입력 2016.12.22 06:07
  • 수정 2016.12.28 16:34
  •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김창남 경희대언론정보대학원장"소통시스템 붕괴로 위기"

"박정희 소통능력 더뛰어나 "아버지를 제대로 학습못했다"

김창남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창남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들을 설득하거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소통 시스템이 차단돼 있다."

김창남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정치학)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소추라는 '정치적 파면' 선고를 받은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20일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리더십을 '정치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조목조목 평가했다. 그의 평가 기준에서 박 대통령은 낙제점이었다.

대통령 리더십의 핵심 요소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꼽은 김 원장은 "그 점에서 박 대통령이 참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커뮤니케이션 자체를 잘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능력 있는 시스템 안에서는 국민들의 요구나 감정을 잘 분석해서 그에 상응하는 메시지를 내놓는다"며 "이런 체제가 자리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소통은 없고 지시‧명령에 익숙한 권위주의적 리더십"

특히 김 원장은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라고 정의했다. 소통의 창구가 닫혀 있고, 국정운영 저변에 '비밀주의'가 깔려 있다는 이유에서다.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과 관련한 이른바 '7시간 의혹'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하면?

"한마디로 정의하면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다. 기본 캐릭터가 그렇다. 제왕적 리더십을 조금 완화한 표현이다. 전제군주, 독제정권처럼 노골적으로 표출되진 않지만, 그런 요소들이 곳곳에 보인다. 우선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지 않는다. 주권재민을 실현하는 핵심 요소가 커뮤니케이션인데, 이를 잘 하지 않는 것은 상당히 권위주의적인 것이다. 기자회견을 자주하지 않고, 하더라도 질문을 받지 않는다. 보고받고 지시 내리고 명령하는 것에 익숙하다. 이런 것이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다."

-현재 정치적 위기도 권위주의적 리더십에서 비롯됐다고 보나?

"국민들에게 오해가 생겨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는데, 이게 차단돼 있다. 이는 권위주의의 특성이다.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들의 요구를 알고 대처해야 하는데, 순발력이 떨어져 타이밍을 자꾸 놓친다. 현재 박 대통령이 벼랑 끝에 선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 이렇게까지 오지 않아도 되는데, 몇 번의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

-'비선'인 최순실씨와의 관계도 그런 측면인가?

"권위주의적인 성격과 동시에 비밀주의가 있다. 대통령이 가진 '공적(公的)'이라는 것은 공개된 것이라는 뜻이다. 퍼블릭(public)의 다른 의미는 '공개'다. 그런데 대통령이 신비하게 가리다 보니 억측을 낳게 된다.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대해서도 탁 털고 소통을 했으면 되는데, 나중에서야 이야기를 하니까 믿지를 못하는 상황에 온 것이다. 참모들과 공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최순실 씨와 비선에서 결정하는 것도 신비주의, 비밀주의다. 이는 대통령의 성격과도 관계된 것이다."

"연고-엘리트주의 있어…민주주의 신념 문제도"

김 원장은 박 대통령의 시각에서 바라본 국회와 언론, 인사(人事) 등 통치철학에 숨어 있는 문제점도 끄집어냈다.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정의하는 데 '연고주의', '엘리트주의', '신비주의'라는 또 다른 용어가 거론됐다. 이들 모두 권위주의에서 파생된 단어들이다.

-정치권을 상대하는 리더십은 어떻게 보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다. 3권 분립의 핵심인 견제와 균형, 역할과 책임에 있어 무너진 부분이 보인다. 여당인 새누리당을 대통령을 따르는 추종세력, 혹은 지시의 대상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야당을 동등한 파트너로 생각지 않는다는 것도 그렇다. 이런 부분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과 정신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

언론에 대해선 민주주의 학습이 덜됐다고 보는 것이 청와대 대변인을 선임한 과정에서 볼 수 있다. 전날까지 언론에 근무하던 사람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언론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권력에 대한 감시인데, 언론을 '매수'하는 것이다. '너희가 잘하면 자리를 받아갈 수 있다'는 것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12월 3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인사 문제도 같은 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나?

"권위주의 색깔을 가진 일종의 엘리트주의다. 판사나 검사, 고시패스한 사람들을 좋아하고, 일류대학 나온 사람, 또 연고주의를 좋아한다. 현 정부에 박정희 대통령 시절 관료 지내거나 그들의 자제들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다 권위주의의 요소들이다.

또한 박 대통령이 이공계 출신이라는 것도 핸디캡이 아닌가한다. 학교 다닐 때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여기에 아버지에게서 정치를 배워서 민주주의 소양도 좀 아쉽다."

-이런 문제를 보완할 대안이 있다면?

"도전의식 중요하다. 본인이 잘 모른 사람도 등용하는 것이다. 항상 주변에 있는 사람,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예컨대 식사를 하기 위해 맛있는 식당을 찾을 때도 도전해야 하지 않고 매번 먹던 것만 먹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것과 비슷한 타입이라는 것이다. 도전의식이 없다는 것은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뜻이다."

"'민주적 카리스마' 필요…아버지 소통능력 더 뛰어나"

박 대통령의 리더십 가운데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확실한 카리스마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의 마오쩌둥, 이탈리아 무솔리니, 독일 히틀러의 카리스마가 비교 대상이었다. 박 대통령이 내뿜는 아우라가 '전근대적 철학'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비밀‧신비주의를 카리스마의 한 요소로 볼 수 있지 않나?

"카리스마는 사람들을 견인하고, 끌어들이는 능력이다. 과거 권위주의 리더십에서 카리스마는 모택동, 무솔리니, 히틀러의 신비‧비밀주의였다. 하지만 민주적 카리스마는 미국의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카리스마다. 이들은 자기의 설득 능력, 소통을 통해 사람들을 흡입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전근대적 카리스마와는 차별화된다.

물론 박 대통령은 확실히 카리스마가 있다. 그런데 권위주의적 카리스마다. 오히려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더 뛰어났다. 실제 참모들을 비롯해 다른 사람의 비판을 들었다고 한다. 면전에서 비판을 하더라도 참고 들었지, 그 자리에서 다시는 안본다고 하진 않았다."

-박정희 카리스마는 어떻게 평가하나?

"박정희 전 대통령은 목표의식이 분명하고, 우리나라가 가난에서 탈출한 것을 평가할 수 있다. 능력과 통찰력, 비전은 박 대통령보다 아버지가 많이 우수하다. 박 대통령은 온실에서 (자랐고) 경험이 많거나 공부를 많이 한 것도 아니라서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게 비밀주의로 이어진다. 결국 아버지를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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