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연령 18세, 권리제한 아닌 청소년 보호 위한 것”
“정치적 포퓰리즘”vs“보수정당 개혁으로 젊은 세대도 견인해야”
“정치적 포퓰리즘”vs“보수정당 개혁으로 젊은 세대도 견인해야”
선거연령 18세로 하향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 소위를 통과한 가운데 선거연령 하향 주장은 "달콤한 언사로 청소년을 기만하는 선전선동 내지는 정치적 포퓰리즘"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오전 서울시 중구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의실에서 개최된 정책토론회 ‘선거연령 만 18세 하향, 정치 포퓰리즘인가 참정권 확대인가?’의 발제를 맡은 박인환 건국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와 같이 주장하며 “선거연령제한 제도는 정치오염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민법상 제한행위능력자(미성년자) 제도는 만 19세 미만의 권리를 제한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며 “특히 선거연령 제한은 부정선거 시비 등 선거법 위반, 거짓과 유언비어, 선전 선동이 난무하는 후진적 정치오염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보호법으로 청소년에 대한 술·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것, 아동청소년성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것 등의 예를 들었다.
이어 “최근 탄핵정국의 촛불집회에서 고등학생, 중학생에 이르기까지 광장에 나아가 ‘학생혁명’의 깃발을 들고 있다”며 “자칫하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선거의 결과에 따라 만 18세 미성년자인 고3학생들에게 정치자금법위반, 선거법위반 등의 험악한 굴레를 씌울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청소년들을 상대로 ‘우리 청년들의 정치의식은 세계 최고인데 권리는 최저라서 부끄럽고 미안하다’거나 ‘낭랑 18세 투표권을 적극 촉구한다. 촛불광장에서 가장 빛났던 주역도 청소년이다’라는 말은 달콤한 언사로 그들을 기만하는 선전선동이고 정치적 포퓰리즘”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아울러 “‘청소년이라도 18세가 되면 국민의 4대 의무인 교육·근로·납세·국방의 의무를 모두 진다. 선거권을 주지 않는 것은 의무와 권리의 불균형’이라는 주장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연령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이 지는 의무인 납세·국방의 의무와 보호자에게 주어지는 교육의 의무, 법적 강제성이 없는 근로의 의무와 비교하는 것은 정치권의 견강부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반면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선거연령 18세 하향,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하의 발제에서“232개국을 기준으로 215개국에 이르는 국가가 18세 이하에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에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구분이 없다”며 “상당수 국가들이 청소년을 중요한 국가구성원이자 의사결정주체로 인정하는 추세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본질적으로 청소년은 성인보다 능력이 부족하고 미숙하기 때문에 선거권의 행사가 부적합하다는 주장은 인간의 발달 과정과 개인의 발달 정도를 무시하고 다양한 인간 능력에 대한 폄하에 불과하다”며 “청소년의 인지능력·도덕성·자율성 등이 성인수준에 도달하고 있다는 자료도 나오는 만큼 청소년의 성숙도와 변화하는 사회상황에 따라 연령기준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2005년 여·야 합의로 결정된 19세 선거연령 인하는 당시 여당의 18세 개정안과 야당의 20세 유지안의 타협점”이라며 “급속한 고령화로 젊은 층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가 과소대표 되는 현상을 시정할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젊은 세대의 지지성향이 야당계열이다보니 보수성향의 정당이 젊은 세대의 선거권자 유입에 부정적”이라며 “보수정당이 현실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개혁적 아젠다의 개발과 정책, 입법을 통해 새로운 정치형태로 나아가야 젊은 세대의 지지도 견인할 수 있다는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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