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역사·문화 보존…현장유적박물관 국제설계공모
유적 발굴상태·보존의미·남산 자연지형과 생태환경 고려해 디자인 설계해야
"아픈 역사 담긴 공간…역사문화적 특성과 자연환경 어우러진 역사현장 될 것"
유적 발굴상태·보존의미·남산 자연지형과 생태환경 고려해 디자인 설계해야
"아픈 역사 담긴 공간…역사문화적 특성과 자연환경 어우러진 역사현장 될 것"
내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의를 앞두고 있는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 그 역사의 흔적을 보존·공유할 현장유적박물관 설계자를 모집한다.
서울시는 오는 3월 7일까지 남산 회현자락에 한양도성 발굴 및 보존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현장유적박물관을 조성하기 위해 건축, 조경, 도시계획 등 국내외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제설계공모를 실시한다.
한양도성 남산 회현자락 구간은 숭례문에서 남산 정상으로 연결되는 구간으로 조선 태조때부터 축성된 한양도성이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와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훼손되거나 훼철(毁撤)됐다. 일제 침략으로 인해 인류문화유산을 훼손 당한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시는 이번 설계공모를 통해 그간 여러 차례 행해졌던 성벽 복원 방식이 아니라, 발굴된 유적을 추가적인 훼손을 막는 범위 내에서 원형대로 보존해 시민들이 한양도성의 발굴 및 보존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현장유적 박물관을 조성하고자 한다.
시는 이 구간을 한양도성의 축조기법과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유적의 발굴과 보존방식을 연구하는 고고학의 현장이자, 시민들이 한양도성의 발굴 및 보존과정을 공유, 향유하는 현장 유적박물관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에서는 2009년부터 한양도성 보존·정비를 위해 남산 회현자락 정비사업을 3단계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1단계로 아동광장 일대 성벽 84m(2009년 완료), 2단계로 백범광장 일대 성벽 245m(2012년 완료)에 대한 복원사업을 완료한 바 있다.
이번 현상설계 공모 참여자는 약 4만 3630㎡의 남산 회현자락 대상지에 현 상태의 유적 보호를 위해 필요한 위치에 적정 규모와 기능을 갖춘 보호각을 계획해야 한다. 또 현장 유적박물관과 보호각은 유적의 발굴상태, 보존 의미, 남산의 자연 지형과 생태환경 등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설계해야 한다.
남산 회현자락 3단계 구간은 국내 문화재보호, 유네스코 세계유산제도의 유산 보존철학과 세계 유산 협약 운영지침에 따라, 발굴된 현존 유구가 기본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보존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현장유적발물관과 보호각은 유적의 발굴상태, 보존의미, 남산의 자연지형과 생태환경 등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설계해야 한다.
아울러 사적으로 지정된 문화재보호구역 내의 건축행위이므로 유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체 가능한 형식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참가등록은 3월 7일 5시까지 서울시 공공건축 설계공모 통합 홈페이지 '서울을 설계하자'와 한양도성 공모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되며, 작품은 3월 27일까지 서울시 한양도성도감으로 제출하면 된다.
1차 작품심사는 4월 7일, 2차 작품심사는 4월 14일 실시하며, 심사결과와 작품은 4월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열람할 수 있다. 당선자에게는 설계권이 부여된다.
고홍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남산 회현자락은 숭례문에서 옛 남산식물원까지 일제의 조선신궁 건립으로 인해 한양도성이 훼철되었던 가슴 아픈 역사가 있는 공간"이라며 "남산 회현자락에 한양도성 현장유적 박물관이 조성되면 남산의 역사 문화적 특성과 자연 환경이 제대로 어우러지는 역사 현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한양도성은 조선왕조의 도읍인 한성부의 경계를 표시하고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됐다. 1396년(태조5년) 처음 축조된 이 도시 성곽은 한양을 둘러싸고 있는 내사산(북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의 능선을 따라 굽이치며 땅과 한 몸을 이루도록 하는 독특한 축성방식으로 지어졌다. 600여 년 동안 도시성곽의 원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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