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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은 현존하는 최고의 '김과장'


입력 2017.03.31 06:59 수정 2017.03.31 07:09        부수정 기자

이영애 '사임당' 꺾고 예상 밖 인기

탄탄한 이야기· 연출· 배우 호평

배우 남궁민 주연의 KBS2 수목극 '김과장'이 동시간대 1위로 종영했다.KBS '김과장' 화면 캡처

이영애 '사임당' 꺾고 예상 밖 인기
탄탄한 이야기· 연출· 배우 호평


"김성룡은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최고의 김과장이다."

'궁민 사이다'(남궁민+사이다) 열풍을 일으킨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이 30일 종영했다.

이날 방송에선 김성룡(남궁민)과 서율(준호)이 박현도(박영규)를 잡고 정의를 구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모든 일을 마친 뒤 김성룡과 서율은 "김성룡은 현존하는 최고의 김과장이다", "서율은 현존하는 최고의 검사이자, 이사"라며 서로를 치켜세웠다. 이후 둘은 TQ그룹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고마웠어요. 나 사람 만들어줘서"라는 인사와 함께.

1년 후 서율은 국선변호사로 일하다 다시 TQ에 입사했고, 김성룡은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며 살다 대기업 비리 관련 수사 제의를 받는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17.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경쟁작 SBS '사임당, 빛의 일기'는 9.3%, MBC '자체발광 오피스'는 6.0%를 각각 기록했다.

배우 남궁민 주연의 KBS2 수목극 '김과장'이 동시간대 1위로 종영했다.ⓒKBS

이영애 꺾고 수목극 1위

오피스물인 '김과장'의 이러한 성과는 예상 밖이다. 방송 전 '김과장'은 이영애의 복귀작인 '사임당'에 밀려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200억 대작, 100% 사전 제작 드라마, 한류스타 이영애 등을 내세운 '사임당'은 올해 최고 기대작이었다.

하지만 '김과장'은 아니었다. 이영애, 송승헌과 같은 한류스타도 없었고 장르도 평범한 오피스 드라마였다. 큰 기대 없이 출발한 '김과장'은 방송 4회 만에 일을 냈다. '사임당'을 제치더니 시청률 20%를 웃돌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드라마는 횡령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남궁민)이 대기업에 들어가 얼떨결에 의인이 됐다가 정의의 화신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김과장의 인기 요인은 '사이다'(속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 전개에 있다. 그간 오피스 드라마에선 참고 버티는 회사원들의 애환을 주로 담았다. 인기를 끌었던 tvN '미생'은 '회사에선 참고 버텨야만 한다'는 현실을 일깨워준, 지극히 현실적인 오피스물이었다.

그러나 김과장은 달랐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적절하게 다루면서 현실에선 하지 못한 '을'의 반격을 보여줬다. 참고 버티는 건 없다. 일단 지르고 본다. 그리고 할 말 다한다. 시청자들의 속이 뻥 뚫리는 건 당연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김과장이 해주니, 이보다 더 시원한 드라마는 없었다.

시청자들은 안다. '김과장'이 비현실적인 오피스물이란 걸. 하지만 뭐 어쩌랴. '내가 꿈꾸는 세상'을 김과장이 보여주는데. 있는 놈들의 '갑질'에 맞선 '을질'은 이래서 사랑받았다.

배우 남궁민 주연의 KBS2 수목극 '김과장'이 동시간대 1위로 종영했다..ⓒKBS

남궁민 원맨쇼…이준호의 재발견

'김과장'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남궁민이다. 남궁민이 없는 김과장은 생각할 수 없다. 남궁민은 '불합리'를 참지 못하고, 어디서든 기죽지 않으며, 당당하게 할 말을 하는 김과장을 맛깔나게 연기했다. 이젠 보기만 해도 웃기다.

남궁민은 특별할 것 없는 스토리를 맛있게 요리했다. 천연덕스럽게 상사에게 대들고, 좌절하지 않고, 비겁하게 숨지 않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은 대리만족했다.

매회 다채롭게 변하는 표정을 보는 것도 큰 재미였다. 현실에 없을 법한 김과장은 남궁민을 만나 생생하게 날아올랐다. '티똘이'(티큐+똘아이)라는 귀여운 별명을 얻은 건 덤이다.

그룹 2PM 출신 연기자 이준호의 발견도 놀랍다. 서율 이사 역을 맡은 그는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악역 연기란 쉬운 게 아니다. 준호는 서율을 매력적인 악역으로 만드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특히 먹방 연기를 실감 나게 펼쳐 먹소(먹보+소시오패스)라는 깨알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두 사람 외에도 남상미, 김원해, 류혜린, 서정연, 동하, 임화영 등 조연들의 연기가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연기 구멍이 없는 게 '김과장'의 미덕이다. 남상미는 결혼 후 복귀작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김원해는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해 했다.

신예 동하는 탄자니아어를 재치 넘치게 연기해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선사했고, 다른 배우들도 각자 위치에서 제 몫을 다했다.

'김과장'은 배우의 이름값과 작품의 규모보다 이야기, 연기력, 연출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알려 준 작품으로 남게 됐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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