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뛰는 유승민...바른정당 선대위는 '나몰라라'
바른정당 선대위 "전략?...그건 전략본부장에게"
유승민 측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힘이나 빼"
"김무성, 황영철한테 물어봐라. 나도 보고 받아봐야..."
바른정당 선거대책위원회 일부 위원들이 사실상 손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유승민 대선 후보의 완주에 대해선 "공당 후보의 대선 완주는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하면서도 대선 전략은 부재한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 후보의 지지율은 2~3%대에 머물고 있다. 때문에 당내에선 유 후보의 대선 완주뿐 아니라 대통령 후보 등록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당 선대위는 회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당과 유 후보의 지지를 호소해왔다.
황영철 전략본부장은 13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친박에 맞서 정의롭게 국민 뜻 받든 바른정당이 이대로 추락한다면 앞으로 어떤 정치세력도 국민 뜻과 대의를 지켜내는 용기 있는 결단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주호영 공동선대위원장도 10일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우리 각자가 유승민이라는 생각을 갖고 뛰자"고 말했다.
이런 호소와는 달리, 유 후보 측에선 "몸은 하나인데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유 후보 대선 완주 회의론과 각 의원들의 연대 관련 이야기에 대해선 "후보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힘이나 빼고 뒷다리 거는 행위"라며 "아무 것도 안 하고 좋은 결과만 기다리는 배짱이랑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유 후보 측 관계자는 선거 전략 등을 총괄하는 선대위원장부터 김무성 고문이나 다른 선대위원들에게 전략을 건네받는 등 전반적으로 선대위 활동을 소극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공감했다.
그는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 위원들은 자기가 해야 할 일도 안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발 빼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래서 유 후보 캠프 출신들로 선대위에 있는 사람들은 한 사람이 5~6개 일을 하면서 잠도 못 자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푸념했다.
이어 바른정당 의원들의 향후 행보를 이유로 '연대, 단일화' 등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후보가 대선을 완주하겠다고 분명히 여러 번 천명했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힘 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가 당선이 돼도 독자적인 운영이 안돼 나머지 정당하고 손 잡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그때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면 이 선거에서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죽어라고 뛰어야 하는데 지금 엉뚱한 소리를 하면 나중에 합종연횡 연대나 연정을 해야 할 때 무슨 좋은 결과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반면 유 후보의 완주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존재한다. 한 바른정당 중진 의원은 "내부적으로 통합도 안 되고 있고 선거 운동 전략, 유세차, 운동원 계획 모두 의견이 다 다르다. 누구도 확실하게 나서서 뛰는 분위기가 안 나오는 상황이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지역에 가서 지지자들에게 가능성도 낮은 유 후보를 뽑아달라는 소리도 잘 안나온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황 전략본부장은 1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최선을 다 해서 (선거 지원을) 하겠지만 후보 지지도도 오르지 않아서 대단히 경황이 없는 상황이다. 무엇을 안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지 않냐"면서 "우리는 지금 선거 비용 등 물리력 한계를 생각했을 때 대규모 유세라든지 지상전을 펼칠 수 없어 앞으로는 방송토론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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