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호날두 앞에서 되찾은 자존심
챔피언스리그서 두 선수의 희비 엇갈려
맞대결에서는 메시가 멀티골로 자존심 회복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바르셀로나를 구해내지 못한 리오넬 메시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보는 앞에서 자존심을 회복했다.
바르셀로나는 24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6-17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3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와의 엘 클라시코에서 메시의 멀티골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 경기 더 치른 바르셀로나는 승점 75로 레알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 앞서 1위로 뛰어 올랐다.
메시가 왜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지 몸소 증명한 경기였다. 사실 이날 양 팀의 경기는 레알 쪽으로 무게가 다소 쏠렸다. 레알은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독일 강호 바이에른 뮌헨을 잡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홈에서 열리는 경기였다.
특히 레알의 에이스 호날두는 뮌헨과의 8강 2차전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반면 메시는 다득점이 필요했던 유벤투스와의 8강 2차전에서 수많은 슈팅을 기록하고도 한 골도 뽑아내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팀도 4강 진출에 실패하는 등 올 시즌 세기의 맞대결에서는 호날두가 메시를 앞서나가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메시는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호날두보다 경기력에서 우위를 점하며 추락한 자존심을 회복했다.
전반 시작하자마다 주도권을 잡은 레알은 전반 28분 카세미루의 골로 앞서갔다. 그러자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메시는 3분 만에 중앙에서 패스를 이어 받아 레알의 수비수 두 명을 순식간에 제치고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이른 메시의 동점골로 바르셀로나는 레알과 팽팽한 접전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후반에도 바르셀로나는 메시를 앞세워 레알의 골문을 계속해서 위협했다. 결국 후반 27분 이반 라키티치의 중거리 슈팅으로 역전을 만들어냈다. 리드를 빼앗긴 레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후반 31분 세르히오 라모스가 메시의 역습을 저지하려다 깊은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며 패배 위기로 몰렸다.
그러나 레알도 10명에서 투지를 발휘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후반 40분 마르셀루의 크로스를 받아 만회 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무승부로 되돌렸다. 하지만 이 역시 이날 경기 메시의 스타 탄생을 위한 전주곡에 불과했다.
메시는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가던 후반 47분 측면에서 패스를 받아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또 한 번 골망을 갈랐다. 레알의 수비수들을 모두 그라운드에 쓰러뜨리게 만든 극장골이었다.
이날 수많은 골 찬스를 날리며 무득점으로 침묵했던 호날두 역시 메시의 극장골 앞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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