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광고비에 휘청거리는 P2P 선두주자
8퍼센트 지난해 당기순손실 43억으로 전년비 6배 급등
뚜렷한 수익원 없는데 광고비만 26억원 지출
무분별한 투자자 모집보다 내실다져야 할 때
P2P금융시장이 날로 뜨거워지는 가운데 이 부문 전문업체를 표방하고 있는 8퍼센트가 과도한 광고비용 집행으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스타트업 단계에서 과도한 마케팅 지출이 초래한 결과로 만약의 사태가 불거져 투자자 피해로 연결될 경우 P2P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배어나오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P2P금융 8퍼센트는 지난해 43억3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7억4000만원)보다 무려 6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2억8000만원이었던 광고비 지출이 지난해 26억원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적자폭이 커진 것이다.
8퍼센트가 작년에 올린 수익이 4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주력 수입원이 되어야할 플랫폼 이용수수료는 단 2000만원에 그쳤다. 향후 다른 수익원을 찾지 못하면 부실화를 피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와 관련 8퍼센트 관계자는 “박리다매 구조라서 회사가 안정기에 들어선다고 해도 수익을 많이 내는 것은 쉽지 않다”며 "6년은 지나야 조금씩 수익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비 지출과 관련해 그는 “다른 초기 스타트업들과 비교해면 많이 쓰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P2P업체보다 규모가 큰 상위권 저축은행이 지난해 5억원 안팎의 광고비를 지출한 것을 고려하면 8퍼센트의 광고비는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도입으로 올해 P2P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과도한 광고비 집행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8퍼센트 한 투자자는 “광고를 많이 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회사 규모에 비해 지나친 감이 있다”며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자본 상태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8퍼센트 감사보고서를 검토한 한 회계사는 “남아있는 자본은 35억원 정도로 납입자본과 잉여금, 결손금을 감안하면 자본잠식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추가 투자를 유치하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경쟁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금융으로서의 안정성을 높여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무분별한 광고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P2P업계가 나가야 할 방향“이라며 ”한 번 잃은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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