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철민,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기호1번 찍지 않았습니다"
서울요양원 방문해 현장 간담회…"치매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문제"
"치매환자를 본인과 가족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님, 저는 이번 선거 때 대통령님을 찍지 않았습니다."
배우 박철민씨가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당당하게 이같이 말했다. 2일 서울 세곡동 서울요양원에서 열린 치매가족 간담회에서 사회를 맡은 박씨는 행사를 시작하며 "대통령님을 찍지 않아서 와이프와 많이 싸웠다"며 '셀프 고백'을 했다.
박씨는 "하지만 대선이 끝나고 2주일 만에 '여보 당신의 선택이 옳았어, 멋졌어'라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행사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박씨는 문화계 대표적인 진보성향 인물로 손꼽힌다.
이날 행사 공동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미화씨는 분위기를 한껏 띄우며 "'칙칙' 한번 보여달라"고 박씨에게 '개인기'를 요청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박씨는 문 대통령을 바라보며 "이게 제가 나온 영화에서 했던 것"이라고 설명하며 쉐도우복싱을 하는 동작과 함께 "칙칙. 복싱은 말이여, 바람을 가르는 빠른 팔, 칙칙.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라고 개인기를 선보였다. 행사장엔 또 한번 웃음이 터졌다.
"이제 치매는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제 치매는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며 "누구나 치매에 걸리더라도 안심할 수 있게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인 '치매 국가책임제'와 관련 "보건복지부에서 6월 말까지 치매국가책임제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보고하기로 했다"며 "본격적인 시행은 내년부터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도 집안 가운데 심하게 치매를 앓은 어르신이 있어서 잘 알고 있다"며 "치매는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감당하기 힘든 병이고, 온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경우가 있다. 치매환자를 본인과 가족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치매의 병명이 가진 '부정적 인식'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참석자들의 요청에 "오늘은 치매라고 하자"며 향후 명칭 전환 등 인식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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