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 변혁기' 맞은 은행권, 채용문화도 혁신 바람
일반직 신규 채용 등 대규모 채용 줄이고, IT 업계 등 전문직 수요 급증
최근 은행권이 오프라인 거래비중은 줄고 핀테크와 바이오인증, 인터넷은행 등 디지털 금융시대로의 변혁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채용문화에도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어 주목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는 디지털 전환기를 맞으면서 대규모 채용을 줄이는 대신 필요한 인력에 대해 상시채용이나 경력채용 형태로 문화가 점차 바뀌어 가는 추세다. 시중은행들은 올 상반기에 일반직군 채용은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은행별로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개인금융서비스 직군의 신규인원 100여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역시 현재 은행 창구에서 일하는 직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일반 공채와는 별개로 매년 진행하고 있는 특성화고 채용으로 올해 상반기에 70여명을 뽑았다. NH농협은행은 상반기에 200여명의 신규직원을 채용했다. 올 하반기에는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의 일반직 신규 채용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일반 창구에서 일하는 인력보다 디지털업무 등 전문성을 갖춘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최근 K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과 최근 핀테크 기술을 앞세운 디지털 금융시대에 맞춘 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진 상태다.
때문에 최근 은행권에서는 디지털 업무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공계나 IT 인재를 특히 선호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채용한 150여명 가운데 30% 정도인 50여명을 이공계와 IT전공자로 채용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공개채용 때 정보보호전문가 등 IT전문자격증 소지자나 국제재무위험관리사(FRM) 등의 전문자격증 인력을 별도로 채용했다.
이처럼 과거 전통적으로 채용에 앞장서며 일자리를 대거로 창출하던 은행이 최근들어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은행권에 불어닥친 디지털금융으로의 전환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뱅킹 거래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것이 최근 은행권의 변화를 주도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한국은행이 분석한 '국내 스마트폰뱅킹 등록고객수는 총 7734만명으로 인터넷뱅킹 등록고객수의 61.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 뱅킹이 전체 인터넷뱅킹 이용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를 상회했다.
디지털 금융시대로의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은행권에서는 점포와 인력도 크게 줄고 있는 분위기다.
은행권에서는 온라인과 비대면 거래가 대중화됨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은행권 직원에서만 2248명이 줄었다. 실제 은행 창구에서 거래되는 비중도 15%에 불과해서 인력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권 임직원 수는 1만4775명으로 전년 말보다 2248명이 급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통상 과거 각 지역마다 점포를 가진덕에 직원이 많이 필요하고 정년이 보장되는 직업군이라는 인식이 컸지만 최근 온라인 거래가 급속도로 늘면서 이같은 원칙도 서서히 무너지는 추세"라며 "은행권에도 대규모 채용보다는 IT와 이공계 등 전문화된 인력구성이 시급하다는 측면에서 대규모 채용은 앞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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