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저출산으로 쪼그라든 우유·분유 시장…업계 생존 전략은?


입력 2017.06.15 06:00 수정 2017.06.15 06:24        손현진 기자

매일유업, 유가공 업체서 종합식품회사로 체질 개선

유업계, 사업 다각화가 대세…“만능 타개책은 없어”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우유 매대를 지나쳐 가고 있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저출산 문제가 날로 심화되면서 우유와 분유 매출 비중이 큰 유업계가 제각기 활로를 찾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우유‧분유의 주요 소비층인 유아·청소년 수가 감소하면서 다른 방식의 생존 전략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15일 낙농진흥회 등에 따르면 연간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001년 31㎏에서 지난해 27㎏으로 줄었다. 분유 소비량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최근 3년간 할인점에서 판매된 우유·분유·발효유 총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4년 9727억5400만원에서 지난해 8867억200만원으로 약 860억원(8.8%)이 감소했다.

유제품 소비가 늘려면 주 소비층인 아동과 청소년 인구가 늘어야 하지만 최근 10년간 출산율도 최저 1.12%(2006년)에서 최고 1.3%(2012년) 사이를 오가는 등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국내 유업계 관계자는 "저출산은 유제품 매출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기업이 나서서 해결할 수도 없는 문제가 아니라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새로운 생존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유가공품 매출액이 전체의 64%를 차지할만큼 비중이 큰 회사다. 그렇지만 최근 전북 고창에 있는 체험형 관광농장인 '상하농원'을 중심으로 종합식품회사로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

농장에서 길러진 작물을 가공해 만든 제품은 상하농원 홈페이지 내 '파머스 마켓'에서 판매된다. 제품군은 비엔나 소시지, 간장게장, 밀크잼, 쌈장, 와인소금, 유기농 채소 등 다양하다. 기존 우유업체들이 외식이나 유제품이 함유된 유가공품 등에 범위가 한정됐던 것과 비교하면 대대적인 변화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상하농원은 매일유업이 농림축산식품부, 고창군과 함께 37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곳으로 농업과 가공, 유통과 관광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6차 산업'을 위한 공간이다. '짓다·놀다·먹다'를 콘셉으로 농장과 체험시설, 식당과 숙박 시설 등을 한 곳에 모았다.

상하농원에서 빵만들기 체험하는 고창군 어린이들. ⓒ매일유업

매일유업은 일찍이 커피전문점, 외식, 유아동복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며 사업의 다각화를 시도해왔다. 2009년 론칭한 커피 브랜드 '폴 바셋'은 현재 92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고 제로투세븐(유·아동 용품 전문 쇼핑몰), 크리스탈제이드코리아(중식당) 등도 운영 중이다.

사업 다각화는 하나의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남양유업은 '일치프리아니'라는 이태리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고, 2014년에는 디저트 카페 '백미당'을 선보였다. 주력 메뉴인 유기농 아이스크림은 남양유업이 직접 관리하는 목장에서 집유한 원유로 만들어진다.

한국야쿠르트 역시 디저트 카페 '코코브루니'를 운영하고 있는데 2015년에는 이탈리안 메뉴를 더해 '더키친 코코브루니'를 내놨다.

다만 사업 다각화는 기업 역량을 분산하는 역효과도 있기 때문에 실적 향상의 만능키가 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야쿠르트 코코브루니의 경우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회사에 오히려 짐이 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2010년 129억원을 시작으로 6년 연속으로 총 333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코코브루니에 지원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뿐 아니라 우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 하락 등으로 유제품 시장 축소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면서 "이 때문에 새로운 유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서 다변화 판매 전략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등은 중국을 겨냥해 시장의 다각화도 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시장이 포화 상태에 가까울 정도로 경쟁 상대가 많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손현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