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사지 말고 빌려 쓰자” 합리적 소비 트렌드 ‘렌털’ 주목
1인 가구·신혼부부 비용 절감 및 '사용' 초점 소비 행태 반영
TV·세탁기 등 품목 확대…시장 규모 내년 30조원 돌파 예상
소비의 개념이 점차 바뀌고 있다. 가전을 전부 구매해 사용하는 시대에서 ‘렌털’의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1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정수기, 비데, 안마의자 등 렌털의 대표적인 품목 외에도 TV, 냉장고,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도 렌털 시장에 합류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분석한 지난해 국내 렌털시장은 25조 9000억원 규모다. 2011년 19조5000억원에서 5년 만에 32.8% 성장했다. 연구소는 올해 렌털시장 규모가 28조7000억 원에 이르고, 내년에는 31조9000억원으로 30조원의 벽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1인 가구의 증가는 물론 ‘미니멀 웨딩’ ‘스몰 웨딩’ 등 결혼식을 간소화하는 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혼수용품을 합리적으로 준비하려는 예비부부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의 2015년 자료에도 신혼부부가 결혼준비에 사용하는 평균비용은 주거비를 포함하면 2억 3800만원에 달한다고 나와있다. 주거비를 제외해도 6639만원이다.
이처럼 가전제품은 물론 구매품목이 다양한 주방 가전은 적게는 수십만원 대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을 호가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1인 가구도 마찬가지다.
이를 보완하는 게 렌털 서비스다. 고가의 제품을 할부로 결제할 수 있어 구매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주기적인 관리까지 받을 수 있다. ‘소유’보다는 ‘사용’에 초점을 두려는 소비 행태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실제 듀오웨드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예비부부 479명 가운데 66.2%가 혼수 장만에 렌털을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렌털로 이용하고 싶은 품목(필수가전 제외)으로는 안마의자가 21.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라텍스 침대(17%), 정수기(11.5%), 리클라이너(9.7%), 커피머신(8.6%)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웨딩21’의 설문조사에서는 예비부부의 58%가 렌털을 이용하는 이유로 ‘정기적 관리 서비스’를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렌털 시장의 확장은 부담 없이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 현상”이라며 “특히 최근 가전제품의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아지면서 잦은 교체를 하게 돼 가전제품에 들이는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렌탈 품목 중 정수기와 비데 등 관리가 필요한 제품이 인기가 가장 많다”며 “필수 품목은 일시불로 구매해도 문제가 없는데 정수기와 비데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렌털로 사용하는게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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