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삼성 경영권 승계나 지배구조, 대통령 지시없었다"
수첩 기재 내용 없어...삼성 관련 현명관 마사회장건 유일
최순실·정유라 이름도 없어...특검 내세운 핵심 증거 '무색'
수첩 기재 내용 없어...삼성 관련 현명관 마사회장건 유일
최순실·정유라 이름도 없어...특검 내세운 핵심 증거 '무색'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서 핵심 증거인 자신의 업무 수첩에 기재된 내용은 대통령의 언급이나 지시였다고 증언했다. 다시 말해 수첩에 나오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언급하지 않은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이다.
안종범 전 수석은 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제 3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나 삼성의 지배구조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관련 사안들을 챙겨보라는 지시나 언급은 없었다면서 그러한 지시를 했다면 수첩에 기재돼 있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안 전 수석은 수첩에 '승마협회+마사회, 이재용 인사'라는 부분이 기재된 것과 관련한 변호인의 질문에 "현명관 마사회장에게 이재용 부회장께 대한승마협회를 잘 운영하고 있는데 대한 감사의 표시를 하라고 한 의미로 당시에 이해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수첩에 기재된 것 중)삼성 관련 내용은 현명관 마사회장 관련 이야기가 유일하다"고 증언했다.
삼성측 변호인단은 안 전 수석의 수첩에 삼성 합병이나 메르스, 이재용 부회장 승계 내용도 전혀 기재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내용의 대화가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나왔다면 수첩에 기재되지 않았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안 전 수석은 "증인이 들었으면 기재 안 했을 이유가 없지 않나"라는 변호인단의 질문에 "네"라고 답변했다.
또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선실세 최순실(최서원)과 그의 딸 정유라의 이름을 들은적이 없고 정 씨가 최 씨의 딸이라는 것도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변호인단이 "만약 최서원이나 정유라의 이름을 들었으면 수첩에도 기재했겠죠?"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변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삼성에 승마협회를 맡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고 이후 맡았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과의 독대 전후에 특정 승마선수를 언급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이 특검의 입지를 더욱 줄어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특검이 삼성의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은 빠져 있어 삼성과 청와대간 청탁 관계를 사실로 입증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안 전 수석은 자신이 기재한 내용임에도 해독이 어려운 부분이 있고 의미를 해석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대부분의 내용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첩에 기재된 내용 중 상당부분에 대해 기재 내용과 기재 이유를 모르겠다고 답변한 이유와 관련, "특검 조사시에는 오늘 재판처럼 원본 전체를 보여준 것이 아니라 해당 단어가 있는 부분만 보여줘서 이해가 굉장히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동일한 건에 대해 수없이 질문받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정확히 기억한 것도 많다"며 "여전히 반복적으로 본 것에 대해서는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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