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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보다 섭섭’ 최형우 향한 야유의 이유


입력 2017.07.18 13:32 수정 2017.07.19 06:38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올스타전에서 타석 등장할 때마다 야유 쏟아져

FA 계약 후 삼성에 아쉬움 토로, 팬들 섭섭

개막전 당시 삼성라이온즈 파크를 방문했던 최형우 ⓒ KIA 타이거즈

KIA 최형우는 개인과 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소속팀 KIA는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최형우 역시 대체선수승리기여도(WAR)에서 큰 격차로 1위(6.2)에 올라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형우는 올스타 전체 최다득표의 영광을 안았다.

운명의 장난인지 2017 올스타전 개최지는 지난해 최형우가 몸담았던 삼성의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였다. 시즌 초반 올스타전이 대구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이 발표되었을 때, 최형우에게 야유가 쏟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16일 열린 올스타전에서 실제로 일어났다. 나눔팀 4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최형우는 첫 타석부터 팬들의 야유를 들어야 했다. 심지어 7회초 삼성 소속 드림팀 투수 심창민이 최형우에게 몸에 맞는 공이 터졌을 때에는 '일부' 팬들이 투수 이름을 연호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사실 KBO리그 올스타전은 성적과 무관한 이벤트성 경기이기 때문에 선수와 팬 모두가 웃고 즐기는 야구인들의 축제다. 올스타전에서 선수가 야유 받는 상황은 분명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라이온즈파크에 모인 팬들은 왜 최형우에게 야유를 보냈을까.

KBO리그에서 FA 자격을 획득하려면 보통 10년 가까이 원 소속팀에서 뛰어야 한다. 때문에 오랜 기간 응원했던 선수가 FA를 통해 타 팀으로 이적할 경우 원 소속팀 팬들은 서운함과 아쉬움을 토로하곤 한다.

하지만 최형우을 바라보는 다수 삼성 팬들의 시선에는 단순한 아쉬움 이상의 감정이 담겨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최형우의 이적 직후 인터뷰에 있다.

최형우는 KIA와 계약을 맺은 뒤 새로운 둥지에 고향의 가족 같은 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까지는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이전 소속팀 삼성 시절을 떠올리며 '소외감'을 언급했다. 특정지역 출신이 아니라서 그랬다는 사족까지 붙었다.

4년 연속 우승의 영광을 4번타자로 함께했던 삼성 시절의 최형우 ⓒ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의 삼성 시절을 돌이켜보면 표면적으로 소외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형우는 신인왕을 받았던 2008년부터 클린업 트리오에 배치되며 삼성의 미래로 주목 받았다. 특히 그가 리그 최고타자로 도약했던 2011년부터는 부동의 4번 타자 역할을 맡겼다. 이는 '대구 출신'의 레전드 이승엽이 삼성으로 귀환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매 시즌 성적 대비 연봉 인상 폭을 살펴봐도 그렇다.

팬들의 성원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 시절의 최형우는 대구 구장에서 가장 큰 환호성을 받는 선수 중 하나였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풍문으로 들었소'를 개사한 그의 등장곡은 최형우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최형우의 등장 음악이 울려퍼지는 순간은 대구 구장이 가장 뜨거워지는 순간 중 하나였다. KBO리그에서 응원가도 아닌 등장 음악이 유명한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최형우의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이만큼 많은 성원을 보냈던 삼성 팬들이기에 최형우의 이적 직후 인터뷰는 충분히 서운하게 들릴 수 있었다. 시즌이 개막되고 전반기가 종료되기까지 팀 당 80경기 이상이 진행돼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지만 이제 고작 넉 달이 흘렀을 뿐이다. 최형우와 삼성 팬들은 1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했고 그 시간만큼 서운함과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축제의 장인 올스타전에서 관대하지 못하게 야유를 보냈어야만 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끝난 인연인 최형우에게 일부 삼성 팬들이 야유를 보낸 것에 대해서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팬의 존재 없이 프로야구는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글: 이정민, 김정학/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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