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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100일] 도시재생 뉴딜정책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17.08.12 05:00 수정 2017.08.12 13:20        박민 기자

지역 주도로 사업 발굴·선정…지역별 맞춤형 등 다양성 추구

예산 마련부터 법제도 개정, 부작용 선제 대응까지 '안전장치' 마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월 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도시재생 뉴딜사업' 정책 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오는 17일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앞둔 가운데 대표적 공약 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정책'도 점차 속도가 붙고 있다. 연말까지 사업대상지 110곳 이상을 선정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전체 사업의 70% 가량을 시·군·구 지자체에게 주도권을 위임해 지역별 다양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도시재생 뉴딜정책은 연간 100곳 이상의 동네씩 500개 곳을 넘는 구도심과 노후주거지를 경쟁력 있는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주거재생 사업이다. 이 과정에서 공적임대주택도 함께 공급하고, 지역 특성을 살린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도시재생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지역사회로 다시 환원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유도하겠다"면서 "주거환경 정비, 상권 기능회복, 공동체 활성화, 경제 거점형성 등과 같이 지역의 여건과 필요에 맞는 재생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발굴·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주도로 사업 발굴·선정…지역별 맞춤형 등 다양성 추구

도시재생 사업의 핵심은 한마디로 다양성이다. 그간 전면 철거후 새로 집을 짓는 일률적인 개발방식을 넘어서 각 지역별 특성에 따라 다양한 사업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기대가 높은 사업인 만큼 여러 우려와 각종 요구도 많은 상황이다.

현재 가시화된 사업 유형은 크게 5가지로 구분된다. ▲우리 동네 살리기(소규모 저층 주거밀집지역) ▲주거정비 지원형(저층 주거밀집지역) ▲일반 근린형(골목상권과 주거지혼재) ▲중심시가지형(상업, 창업, 역사 관광, 문화예술 등) ▲경제 기반형(역세권, 산단, 항만 등) 등이다.

기존에 넓게는 400만㎡ 이상 규모로 지정됐던 사업지가 이번 뉴딜에서는 최대 50만㎡ 정도로 설정된다. 소규모 단독주택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우리 동네 살리기'는 5만㎡ 이하로 사업이 추진된다. 그만큼 신속한 사업 진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역이 가진 잠재력 극대화로 자립적 성장기반을 마련하는게 목적"이라면서 "대규모 철거 없이 주민들이 원하는 마을도서관, 주차장 등 소규모 생활밀착형 시설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도시재생 사업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도권을 지자체에 대폭 위임하기로 했다. 전체 사업지의 70%가량을 지자체가 직접 선정하게 한 것. 지자체(시군구 대상)별로 제출한 뉴딜 사업 계획안을 경쟁 방식으로 평가해 선정하고, 지자체가 주도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특히 지역 중심의 뉴딜사업 추진을 위해 지자체·지역전문가 등 추진주체 역량 강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주민·청년 등 지역주체 주도로 사회적 경제조직을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초기부터 사전기획·컨설팅 등의 뒷받침을 할 계획이다. 지자체·지역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 위한 전담 기구도 설립한다.

정부는 8월 말까지 도시재생 사업지 선정 방법 및 가이드라인을 담은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 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달 한달간 국회와 지자체·공기업·학회 등의 의견을 받아 도시재생특별위원회(위원장, 총리)의 심의를 거쳐 확정하게 된다.

이후 10월초까지 지자체로부터 사업계획서를 접수받고, 특위 심의를 통해 12월 최종적으로 확정하게 된다. 선정 과정에서 ▲시급성 및 필요성(쇠퇴정도, 주민 참여의향 등) ▲타당성(예산, 부지 확보 등)▲효과(삶의 질 개선, 일자리 창출 등) ▲부작용(젠트리피케이션 등)을 따져 신중하게 고르게 된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유형 중 하나인 '우리 동네 살리기 사업' 예시안.ⓒ국토교통부

넘어야 할 산 많아…재원 마련에서 법 제도 개정, 부작용 선제 대응까지

문재인표 도시재생 뉴딜정책은 일자리 창출과 주거환경 개선, 공공임대주택 공급까지 이른바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예산확보와 관련 법령 및 제도 손질을 비롯해 지역간 갈등 등 각종 부작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우선 50조원의 공적 재원의 경우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매년 2조원의 예산을 '마중물' 형태로 지원하고, 주택도시기금에서 5조원을 융자·투자·출자 등의 방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나머지 3조원은 LH, 코레일 등 공기업이 투자해 총 10조원씩 임기동안 50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자금이 40조원에 달해 기금 지원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LH 등 공기업의 부채가 막대한 상황에서 또 다시 빚을 지고 연 3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에 도시재생 사업에는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리츠 등을 통해 민간 사업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도시재생 사업의 원할한 추진을 위해 관련 법령 개선도 시급한 과제다. 정부는 향후 사업 추진과정에서 불거질 여러 부작용에 대한 지자체의 선제적 대책을 평가하고 선정하기로 했지만, 지자체가 이를 강제할 법적 근거나 권한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 한 관계자는 "도시재생특별법은 지원법적 성격이 아닌 사업법적 성격으로의 법적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정부부처간, 전문분야 간 실행주체가 협업을 유도할 수 있도록 관련법 제·개정이 시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법 개정은 단기간 내 시행이 어려우므로 이를 틈타 터져나올 부작용에 대해 미리 완충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 투기 및 젠트리피케이션(집값 상승으로 기존 주민이 쫓겨나는 현상) 등의 우려를 사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법 제정은 필수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시재생은 관이 주도해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도시개발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 등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선제적 해결방안도 함께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예산과 사업계획·실행방안이 모두 갖춰져도 지역 주민 반발 등으로 사업이 지체될 공산도 크다. 예산 편성 과정에서 지역별 차별 논란도 있을 수 있다. 일부 지역에만 수혜가 돌아가지 않는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부동산 시장 모니터링 등 관리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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