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모리 상반기 실적 '흐림'…투자활동 과했나
사드 영향권에다 200억 들여 태극제약 인수까지…주가 '뚝'
단기적 실적 개선은 '글쎄'…사업 다각화로 장기적 개선에 희망
화장품 기업 토니모리의 올해 상반기 실적 하락세가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태극제약 인수 등 신 사업 확대가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토니모리는 지난 10일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 대비 88.1% 감소한 3억5200만원이라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3.6% 감소한 493억9800만원, 당기순이익은 93.4% 감소한 1억5000만원이다.
회사 측은 사드(THAAD) 배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 점당 매출액이 감소했고, 판매관리비가 증가해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공시된 올해 1분기 실적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매출액은 622억9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7.7% 하락한 50억700만원, 당기순이익은 25억8200만원으로 44.6% 감소했다. 여기에 사드 영향까지 본격적으로 더해지면서 전체 상반기 실적 하락분이 더 커진 셈이다.
이 가운데 토니모리는 지난 1일 태극제약을 전격 인수했다. 태극제약은 기미 주근깨 치료제인 '도미나 크림'으로 유명한 외용 연고제 전문 제약사다. 2012년에 충남 부여에 제2공장을 신축해 EU-GMP를 획득하고 FDA 인증을 받는 등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 제조할 수 있다.
토니모리는 태극제약을 인수한 배경에 대해 "태극제약의 연고제 IP와 토니모리만의 제품 기획력을 통해 최근 확대되고 있는 기능성 더마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하면서 총 8.5%가 빠졌다. 요즘 처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투자자들이 많은 탓이다.
토니모리는 태극제약 주식 중 582만6051주(43%)를 현금으로 인수했다. 토니모리는 상환전환우선주(RCPS)까지 포함해 47.6%의 지분을 차지하며 태극제약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보통주 매입에는 140억원이, 우선주 매입에는 58억원이 들어 태극제약 인수에 대략 200억원의 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뿐 아니라 토니모리는 앞서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및 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OEM·ODM 전문인 메가코스를 자회사로 두고 브랜드 원가를 낮추려는 노력의 일환이지만 아직 공장가동률이 낮고, 자회사로 편입된 태극제약도 지난해 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상황이라 단기적인 실적 개선에는 큰 보탬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유동성 부족 우려에 관해 "회사 인수를 앞두고 대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면밀히 준비를 해왔는데 우리 회사는 부채가 적어서 조달 여력이 충분했다"면서 "지난해부터 투자를 많이 해서 자금 부족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나 그렇다고 시장에서 조달하거나 증자하는 등의 계획이 현재로선 전혀 없고, 계획된 투자도 거의 마무리 됐다"고 전했다.
토니모리는 장기적인 실적 개선에 희망을 걸고 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태극제약 인수 협상을 진행해왔다"며 "먼저 충남 부여에 있는 태극제약 제2공장의 생산효율을 향상시켜 신규 기능성 라인인 더마 제품을 약국 유통망에 공급하고, 연고제와 화장품 원료의 공동 구매 및 건강기능식품의 공동 생산, 물류 시스템 공유 등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코스메슈티컬(화장품+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35조원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연평균 8% 이상 성장하고 있다.
태극제약 인수를 통해 해외 진출에 대한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주·유럽 등 토니모리의 해외 유통 채널을 통한 공동 마케팅 등을 통해 지속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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