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관리비 비리 예방 법안, 연내 문턱 못 넘을 듯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 절차 지지부진
입법예고 후 법제처 심사서 표류 중…일러도 내년 초로 공포 연기
오피스텔과 상가 등 집합건물의 관리 비리·횡령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감사인의 회계감사 도입과 분쟁조정위원회 권한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무법)' 개정 작업이 결국 올해를 넘기게 됐다.
5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월 21일부터 4월 3일 까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무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후속 절차에 들어갔지만 이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애초 올해 2월 입법 예고한 이후 절차를 거쳐 이르면 연내에 공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5월 법제처 심사에 들어간 이후 넉달 넘게 표류 중에 있다. 개정 내용 중 법리적 쟁점에 대해 양쪽기관의 협의가 길어지면서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관계자는 "집합건물법 개정 조문이 많다 보니 법률안 체계와 관련해 의견이 법제처와 실무 차원에서 조율 중에 있다"면서 "의견 조율 과정에서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거나 삭제되는 등 크게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빠르면 다음달 내로 법제처 심사를 완료하고, 향후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 등을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으면 연말 국회 본 회의 상정은 가능할 것"이라면서 "국회에서 통과되면 내년에는 공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당 개정안에는 집합건물 관리단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집합건물 분쟁조정위원회의 실효성 제고하는 방안 등이 담겨 있다. 그간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공동주택법 적용을 받지 않다 보니 관리비 운용에 대한 세부적 규정이 없어 비리의 온상이 돼왔고, 분쟁 발생시 이를 조정하는 지자체 행정력도 미미해 이를 종전보다 강화한 것이다.
우선 집합건물 관리비 등의 징수·보관·사용·관리에 대해 회계장부를 작성해 이를 5년간 보관(전산 보관도 가능)하도록 명문화했다. 보고의 경우 종전과 마찬가지로 매년 1회 이상 구분소유자게에 이를 알려야 한다. 구분소유자나 점유자 등 이해관계인은 관리인에게 보고 자료 또는 장부의 열람을 청구하거나 자기 비용으로 등본의 교부를 청구할 수 있게 했다.
특히 관리인은 관리단집회에서 의결할 경우 감사인의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고, 그 결과를 구분소유자와 점유자에게 보고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하는 등 법적 처벌 기준도 새롭게 마련돼 실효성을 높였다.
분쟁 발생 시 이를 조정하는 기관인 '분쟁조정위원회'의 권한도 강화했다. 종존과 달리 분쟁당사자, 이해관계인에게 출석 및 자료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게 명문화했고,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300만원 처하도록 처벌수위도 높였다.
이런 가운데 추가로 지난 2월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피스텔도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관리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관리규약을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토록 하는 의원 입법으로 개정안을 발의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일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한 관계자는 "입법 취지 및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의견을 드린 바 있다"면서 "다만 집합건물법 자체가 공동주택관리법처럼 규제를 위해서 제정된 법이 아니라 소유권자들의 관계를 규율하는 사적 자치의 영역이기 때문에 지자체 관리감독에 전면적으로 들어오게 할 것인가에 대해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당초 개정안에는 관리단 회계감사에 대해 내외부 감사인 구분을 짓지 않았는데, 이에 대한 부분도 추가로 논의 중이다. 집합건물마다 규모나 용도 등이 다양해 비용문제 등을 고려해 특별히 감사인 자격 제한도 두지 않았지만, 변호사, 회계사 등의 최소 자격 제한에 대해서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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