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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내달 지주사 전환 앞두고 순환출자 해소에 집중


입력 2017.09.28 15:28 수정 2017.09.28 15:49        최승근 기자

롯데건설, 롯데쇼핑 지분 전량 매각…매각대금도 지분 정리에 사용

롯데정보통신, 기업 분할로 순환출자 해소하고 공정위 제재도 탈피

지난달 2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신사옥을 찾은 신동빈 회장이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는 모습.ⓒ롯데

내달 중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롯데가 계열사 간 지분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주사 전환 전에 가능한 많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동시에 신동빈 회장의 그룹 장악력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2015년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현재 67개까지 줄였다. 내달 롯데그룹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을 통해 지주사 전환이 완료되면 순환출자 고리는 18개까지 줄어들게 된다. 현재 순환출자 고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은 롯데쇼핑이다.

첫 스타트는 롯데건설이 끊었다. 롯데건설은 지난 14일 보유 중인 롯데쇼핑 주식 30만19주(0.95%)를 국내외 기관투자가에게 블록딜로 매각했다.

롯데건설은 롯데쇼핑-대홍기획‧롯데리아‧롯데푸드 등으로 이어지는 1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 매각을 통해 이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롯데건설은 이번 매각을 통해 얻은 657억원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생기는 신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주사 전환 이후 롯데건설이 보유하게 될 지주사 지분은 0.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신 회장이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롯데건설로부터 이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에는 롯데정보통신이 이사회를 열고 기업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하기로 합의했다. 내달 27일 주주총회를 거쳐 승인이 완료되면 11월1일부터 롯데정보통신은 ‘롯데정보통신 투자부문’과 ‘롯데정보통신 사업부문’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건설 지분 5.09%와 롯데쇼핑 지분 4.81%를 통해 총 28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이 상황에서 지주사 지분까지 보유하게 되면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가 만들어진다. 이를 막기 위해 지주사 전환 이전에 회사를 분리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추가적인 순환구조를 막겠다는 것이다.

롯데정보통신은 분할 후 투자부문은 자회사 관리, 신규 사업 투자 등에 나서고 사업부문은 IT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 인공지능(AI), IoT, VR, AR, 블록체인, 헬스케어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기업분할을 통해 투자부문은 향후 롯데 지주회사와 연계해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경영투명성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라며 “향후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면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분할을 통해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대상에서도 빠지게 됐다.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롯데정보통신의 기업 분할이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규제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신의 한 수’라는 비판적인 표현도 나오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선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만 규제 대상으로 적용된다. 이 때문에 롯데정보통신이 기업 분할을 완료하고 나면 신동빈 회장 등 총수일가의 지분은 투자부문에만 남아 사업부문의 내부거래에 대한 제재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편 지난 4월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과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주주총회를 통해 기업분할과 분할합병을 확정했으며 내달 30일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이 변경상장 및 재상장 하게 된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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