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채용 대가로 수천만원 받은 양천고 전 이사장 징역

이사장 직 물러나고도 ‘설립자실’ 앉아 학교 실질 운영해

교사 채용 대가로 금품을 받아 챙긴 서울 양천고 전 이사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이사장 직 물러나고도 ‘설립자실’ 앉아 학교 실질 운영해

교사 채용 대가로 금품을 받아 챙긴 서울 양천고(상록학원) 전 이사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제12형사부 심형섭 부장판사는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상록학원 전 이사장 정모 씨(85)에게 징역 1년3개월과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정 씨는 지난 2015년 체육교사 선발을 앞두고 자신의 건물을 시공하고 있던 건설업체 대표 김모 씨(45)로부터 아들을 교사로 채용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건물 공사비 1억2789만원을 포기하게 하고 추가로 현금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양천고는 기간제 체육교사를 선발할 계획이었지만 정 씨의 지시로 정교사 채용으로 전환했으며, 교장 임모 씨(58)는 채용 과정에서 심사위원인 교감이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단독으로 심사 절차를 진행했다.

또한 학교 설립자인 정 씨는 2010년 금품을 횡령했다가 이사장직에서 퇴출당한 뒤에도 교내에 ‘설립자실’을 만들어놓고 실질적으로 학교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정 씨가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학교 일에 관여하며 채용 과정에서 공정성이나 신뢰 없이 다른 지원자의 기회를 제한했다”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2000만원을 받은 것은 유죄로 인정했지만, 공사 대금과 관련해서는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한편 재판부는 김 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으며, 교사 채용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김 씨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전 행정실장 변모 씨(60)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교장 임 씨에게는 업무방해죄를 적용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