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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더 작게…화장품 크기 줄이는 뷰티업계


입력 2017.12.26 15:49 수정 2017.12.26 15:58        손현진 기자

본품 용량·가격 낮춘 미니미 제품 각광…베스트 셀러 '소형화' 잇따라

밀레니얼 세대, 색조 구입 비중 커…젊은층 위한 전략으로 '미니마이징' 각광

뷰티업계에서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화장품을 소형으로 제작해 재출시하는 소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시코르 강남역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해외 브랜드 소용량 제품.ⓒ데일리안

국내 뷰티업계에서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화장품을 작게 제작해 재출시하는 소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낮아진 용량과 가격으로 구입에 대한 부담을 낮춰, 특정 브랜드나 제품을 고집하는 것보다 다양한 소비 체험을 더 선호하는 '뷰티 노마드'를 겨냥한 전략이다.

26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브랜드숍이나 편집매장에서 색조 화장품을 저용량 버전으로 재출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색조 화장품 중에서도 고객들의 호응이 높아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오른 제품을 중심으로 이같은 미니 사이즈 출시가 시도되고 있다.

H&B스토어 올리브영의 자체 색조 브랜드인 '웨이크메이크'는 이달 들어 '루즈건제로' 립스틱과 '수분톡틴트'의 미니 버전을 각각 내놨다. '루즈건제로' 립스틱은 3.4g에 정가 1만5000원 제품이지만 '루즈건제로 미니'는 본품의 절반도 채 안되는 1.5g에 가격은 7500원으로 책정됐다.

'수분톡틴트'도 7g에서 3g으로 크기를 대폭 줄이고, 가격도 1만1000원에서 5500원으로 낮춘 '수분톡틴트 미니'를 선보였다. 이들 제품의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한 주간 판매량은 출시 직후인 1일부터 7일간에 비해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미니 사이즈 제품은 기존 제품과 동일하면서도 저렴한 가격과 높은 휴대성, 소장가치로 인해 고객들 반응이 좋다"며 "특히 웨이크메이크의 경우, 라인업 중 베스트셀러 제품을 미니형태로 출시해 인기 제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 자체 브랜드(PB)인 웨이크메이크의 '루즈건제로 미니(왼쪽)'와 '수분톡틴트 미니' 제품. ⓒCJ올리브네트웍스

마몽드의 '크리미 틴트 컬러 밤 미니'도 베스트 셀러 제품을 축소한 제품이다. 2014년 출시 이후 꾸준히 이어진 '크리미 틴트 컬러 밤'의 인기에 따라 마몽드는 크레용 타입의 아이섀도 '크리미 아이 컬러 밤'과 논투어링 메이크업 스틱 '크리미 멀티 컬러 밤'을 후발주자로 출시한 바 있다.

소규격 색조 화장품의 출시는 15~24세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경향에 따른 업계 차원의 전략이다. 시장조사회사 칸타월드패널이 공개한 국내 화장품 소비 트렌드를 보면 밀레니얼 세대는 온라인에서 정보를 획득해 이를 적극 공유하며 집단지성을 이루고, 화장품을 구입할 때도 '브랜드'보다는 '제품력'을 우선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을 선택할 때 제품별 특장점을 우선순위에 두면서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대신 다양한 브랜드를 구입한다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또한 기초보다는 색조 제품에 더 많은 돈을 쓴다. 전체 화장품시장에서 색조 화장품의 비중은 약 30%인데 비해 15~24세는 63%, 25~34세는 39%로 높았다. 이에 따라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신제품이 쏟아지는 화장품시장에서 젊은 고객의 유입을 끌어들이는 전략의 하나로 제품 소형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2일 오픈한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강남역점도 미니 사이즈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일명 '갈색병'이라 불리는 '에스티로더' 브랜드 제품은 50ml 용량이 15만5000원대지만 시코르에선 7ml 짜리를 1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베네피트의 정가 4만5000원대 틴트도 미니 제품이 1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은영 신세계 화장품팀 팀장은 "시코르는 2030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화장품 편집숍이기 때문에 이들이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를 제시하기 위해 소규격 제품을 배치했다"며 "소셜미디어에서 입소문이 난 강소 브랜드 제품부터 전문 화장품 브랜드까지 모두 다 구비한 것도 최근 젊은층 소비 스타일을 반영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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