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잡은 셀트리온…점증하는 과열 논란
셀트리온 시총 35조원 기록하면서 현대차(33조원) 넘어서
공매도 1위 종목에 우려…상승세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 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이 코스피 시총 3위인 현대자동차를 넘어서면서 과열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평가 되고 있는 셀트리온의 기업가치와 공매도 1위 종목이라는 점을 고려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크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안에 힘입어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보다 1만원(3.31%) 내린 29만2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장중 한때 32만원까지 치솟으면서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항체의약품을 만드는 생명공학 회사인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모방한 복제약)인 램시마 개발에 성공한데 이어 비호지킨스림프종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 등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전날 37조원을 넘어섰던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35조8799억원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현대자동차(33조5922억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셀트리온 3형제로 불리는 셀트리온헬스케어(15조4506억원)와 셀트리온 제약(2조1738억원)을 포함한 시총은 53조5043억원에 달해 코스피 시총 기준 2위인 하이닉스(55조9834억원)를 2조원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를 해외에서 판매하는 기업이며, 셀트리온제약은 국내 판매를 담당한다.
다음달로 예정된 코스피 이전 상장 시 셀트리온과 헬스케어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조만간 시총 2위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셀트리온의 주가 상승은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주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셀트리온으로 2416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과열 양상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현대차를 뛰어넘는 셀트리온의 기업가치가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팔고 가격이 떨어지면 사서 갚는 공매도 1위 종목이 셀트리온이라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지점이다. 향후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어서다.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약 업계 상위권인 유한양행과 녹십자, 한미약품의 시가총액이 최대 6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셀트리온의 주가는 과열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내달 코스피 이전 상장이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데다 바이오시밀러 등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안도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국내 제약사가 신약을 개발해도 틈새시장을 노리는 정도에 그쳤지만 현재 개발‧판매하고 있는 신약은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제품들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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