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정현 “박세리·김연아와 비교 영광, 유지해야 동급”
호주 오픈 4강 진출 축하 기자 간담회 열려
대회 마친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 등 밝혀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삼성증권 후원)이 박세리(골프), 김연아(피겨), 박태환(수영) 등 각 종목에서 두각을 드러낸 한국 스포츠 영웅들과의 비교에 손사래를 쳤다.
정현은 2일 서울 중구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더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라코스테와 함께하는 정현의 GS 4강 진출 축하 기자 간담회’에서 호주 오픈을 마친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혔다.
정현은 지난달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막을 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4강까지 올랐다. 당시 세계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와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 등 만만치 않은 선수들을 제압하고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테니스 황제’ 페더러와의 준결승 맞대결에서는 아쉬운 발바닥 부상을 기권패 했지만 투혼이 알려지면서 큰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정현의 맹활약으로 국내에서 그와 테니스에 대한 관심은 상당하다. 특히 테니스는 향후 ‘정현 키즈’들이 대거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기를 체감하냐는 질문에 정현은 “한국에 와서 사실 길거리를 많이 돌아다니지 못해 잘 모른다. 하지만 호주 오픈을 마치고 공항에 도착했을 때 나와 주신 분들은 상상 이상이어서 내가 정말 큰 대회에서 잘하고 왔구나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1월 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했을 때 많은 분들이 나와 주셨고, 이번에는 그것보다 많이 나올꺼라 생각은 했는데 정말 놀랐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정현을 응원하는 20~30대 팬들이 많이 늘어났다.
정현은 “모든 팬들이 응원해 주시고 좋게 봐주신 거 같다”며 “인스타 팔로우가 10만 명을 찍었으니 잘하게 되면 100만 명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갈 때까지 가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세리, 김연아, 박태환 등과 비교해 대해서는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비교 해주시는데 그런 분들은 높은 위치에 올라갔다 떨어지는 게 아니고,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정말 힘든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나도 같은 레벨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그 자리를 유지해야 그 분들과 동급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선수랑 비교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는 물집으로 인해 경기를 포기하는 일은 없도록 관리하겠다. 결과로 보답드리는 게 내가 팬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현은 호주오픈 때 당한 부상 상태가 많이 호전돼 다음주부터 정상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정현은 “매일 병원 가서 체크했는데 별 이상 없다고 한다. 다음주부터 정상훈련이 가능하다”며 “훈련을 하면서 어느 시합부터 나갈지 결정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 유창한 인터뷰로 화제를 모은 정현이지만 아직 어머니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는 20대 초반의 나이는 숨길 수 없었다.
정현은 “어릴 때는 바퀴벌레 등을 잡고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손으로 차마 못 잡는다. 라켓으로 덮어놓고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며 수줍게 웃었다.
호주오픈 4강으로 받는 상금(약 7억6000만원)에 대해서는 “상금 통장을 따로 ATP에서 만들라고 한다”며 “상금 받은 통장은 안 건드리고 모아두고 있다. 돈은 엄마가 관리하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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