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1인 사내이사' 체제…금융당국 예의주시
하나금융 "금융당국 지배구조 개선권고 반영"
외부자문기관 통해 4명 사외이사후보군 구성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권고를 반영한 하나금융지주의 경영진 골격이 이사회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사외이사가 대폭 물갈이되고 기존의 사내이사였던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사내이사에서 제외됐다. 사실상 사내이사 구성으로는 기존의 3인에서 김정태 회장 1인체제로 전환됐다.
6일 하나금융지주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한 후보 자격 검증을 통해 2018년 주주총회에 추천할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외이사진과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이 전 금융권 지배구조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하나금융 이사회는 이번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의 공정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김정태 회장이 사외이사추천위원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일 이사회를 열어 이러한 내용을 결정했다.
하나금융은 이번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위해 외부자문기관으로부터 후보군을 추천받았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에 새롭게 추천된 김홍진, 박시환, 백태승, 양동환 후보는 외부자문기관의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 측에서는 이번 외부자문기관을 통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정 자체가 그동안 금융당국에서 주장해온 지배구조 개선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에서는 지난해말부터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 연임을 지적하면서 불투명한 사외이사 선임과정을 문제삼은바 있다. 이후에 KB금융이 윤종규 회장을 사외이사추천위원회과 회장추천위원회에서 배제한데 이어 하나금융도 후임 회장 인선 절차 전 김 회장을 회추위와 사추위에 연달아 배제시키는 등 금융권 전반으로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하나금융이 사내이사를 김 회장 1인 체제로 전환한 것에 대해서는 금융권의 견해가 엇갈린다.
이에 대해 이사회 측에서는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권고안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 이사회 측은 "김병호 부회장과 함영주 행장이 지주사 사내이사로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기능의 독립성을 약화하는 동시에 이해 상충의 우려가 있다는 당국의 경영유의 사항을 반영했다"며 "사내이사 역할이 축소돼 사내이사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때문에 김 회장의 단독 경영체제 강화는 자칫 경영 공백이 발생했을때 지배구조가 흔들릴 우려가 커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사내이사 1인체제에 대한 보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도 하나금융의 사내이사 단독 체제에 대한 보완책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KB사태 후폭풍으로 당시 임영록 KB금융 회장이 물러나고 대체할 사내이사가 없어 경영공백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도 이러한 차원에서 대체 임원을 선정하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해서 오는 23일 주주총회 이후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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