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세법]종부세 인상·근로장려금 확대…과세형평 맞춘다

저소득층 장려금 지원대상·지급액 늘리고 일자리·혁신성장도 지원 확대

종부세 개편·예탁금 분리과세로 세수 땜질, 정부 “초과세수 활용, 문제없다”

저소득층 장려금 지원대상·지급액 늘리고 일자리·혁신성장도 지원 확대
종부세 개편·예탁금 분리과세로 세수 땜질, 정부 “초과세수 활용, 문제없다”

정부가 소득과 일자리 창출, 혁신성장 등을 위해 올해 상반기에 추진한 정책들을 세제 측면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세법개정안을 내놨다.

정부는 30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개최해 ‘2018년 세법개정안’을 확정·발표했다.

2018년 세법개정안 방향. ⓒ기재부

소득재분배와 과세형평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대한 지원을 위한 조세지출 기능을 강화하는 측면이 강하며, 연초에 제시됐던 세제개선의 연장선상의 개정으로 일부 조세체계와 제도 합리화를 가감했다.

특히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해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의 지급대상과 지급액을 확대하는 등 최근 정부가 주창하는 ‘포용성장’과 맥을 같이하지만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세수를 더 확보에 어려운 계층과 힘든 지역에 풀고 사회안전망 확충을 꾀하겠다는 설계로, 방향성은 확실하지만 실행력을 지속적으로 담보할 구체적인 재원계획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여전히 제기된다.

이번 개정 세법만으로도 정부는 향후 5년간 2조5343억원 수준의 세수 감소를 인정하고 있으며, 특히 내년에는 3조2810억원이 단기 세수 감소액으로 추정돼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초과세수로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답변이지만 경제성장률마저 답보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세수확보에는 한계가 따르며, 국가전반을 챙겨야 하는 조세운용에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다.

◆저소득층 세금 공제대상·지원액 늘리고, 부동산·역외탈세 잡는다

정부는 저소득 근로자와 영세자영업자 등 상대적 근로 빈곤층의 소득증대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으로, 근로장려금을 시행 10년 만에 대폭 늘리고 지급방식을 종전 연 1회에서 연 2회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실효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지난해 대비 168만 가구, 2조6000억원이 늘어나 334만 가구, 3조8000억원의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추계됐다.

또 저소득층 가구의 자녀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녀장려금 지급대상자에 생계급여대상자를 포함하고, 지급액도 자녀 1인당 30~50만원에서 50~70만원으로 늘린다.

이외에도 일용근로자 근로소득공제 금액 확대,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 이자소득 및 장병내일준비적금 이자소득 비과세 신설, 산후조리원 비용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 기부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확대, 성과공유제 중소기업의 경영성과급 세제지원 신설 등이 추진된다.

이미 개편방안이 발표된 종합부동산세 개편과 주택임대소득의 과세 등을 통해서는 부동산 세제를 적정화한다. 그간 제기된 과세 불형평과 소득 파악 미흡, 세부담 전가 등으로 과세되지 않던 부분들이 과세된다.

정부는 2022년까지 부동산 자산에 대한 과세로 선진국 수준의 보유세 비중인 1%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14년 이후 비과세돼 온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을 분리과세하고, 부동산 자산의 세부담을 적정화하되, 정부의 임대주택 활성화 정책에 따라 임대주택 등록자의 경우는 세금 및 건강보험료 부담을 경감한다.

ⓒ기재부

역외탈세를 방지하기 위한 해외 부동산·금융계좌·직접투자에 대한 신고제도가 강화된다. 해외로 소득과 재산을 이전하고 은닉하는 역외탈세가 국내 성실납세자와의 과세형평과 조세정의를 침해하는 대표적 행위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국외전출세 세율 인상과 과세 대상이 확대되고, 해외부동산과 해외직접투자 미신고 과태료 상향조정, 역외탈세에 대한 부과제척기간 연장 등이 개선된다. 비과세와 세감면 대상도 정비된다.

◆일자리·혁신성장에 지원 확대, 조세체계·제도는 시대반영

일자리 창출과 유지, 혁신성장을 위해서도 각종 세제지원이 따른다.

고용위기지역과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포함된 9개 지역 내 창업한 기업에 대한 법인세와 소득세가 5년간 100% 감면되며, 중소·중견기업이 사업용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는 투자세액공제율을 3년간 늘려준다.

낙후지역 지원과 국토균형 발전을 위해 지역특구 감면제도를 고용인원이 늘면 세제혜택이 커지도록 고용친화적으로 재설계됐다. 고용인원에 따른 감면한도가 상향 조정된다.

고용증대세제는 청년위주로 확대되고 공제기간도 연장되며, 신성장 기술과 연구개발(R&D) 및 사업화에 대한 세제지원도 확대된다.

혁신성장을 위해 7월부터 내년 말까지 취득한 관련 시설 투자자산에 대해 감가상각 기간을 2분의 1로 단축해 적용하고, 지식재산 창출 활성화를 위해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한도를 연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한다.

기업이 신성장기술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투자하는 것에 대한 위험부담을 정부가 세제지원을 통해 분담하겠다는 취지다.

조세체계와 조세제도도 합리화된다.

환경친화적 에너지세제 개편의 일환으로, 발전용 에너지의 사회적 비용을 반영해 제세부담금 조정한다. 발전용 유연탄은 인상하고 LNG는 인하하는 등 부담금을 환경비용에 비례해 미세먼지 감축을 유도한다.

노후 경유차 교체 시에는 개별소비세를 1년간 70% 감면(한도 143만원)하고, 교통·에너지·환경세 적용기간 3년 연장과 하이브리드자동차에 대한 개소세 감면기간도 3년 연장된다.

면세점 특허갱신과 신규 특허요건도 완화된다. 현행 조세제도 선진화 차원에서 면세점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지역별 특허 가능 개수를 사전에 공표해, 면세점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외국인투자에 따른 내·외국 자본간 법인세 감면 차별을 해소하고 설비투자세액공제제도 정비, 가업상속공제 자산 처분 시 추징제도 합리화, 법인 현금영수증 등 허위수취 가산세 신설, 기업 문화활동 세제지원 확대 등도 개선된다.

◆정부 “근로 빈곤, 시급한 문제로 개선 필요” 초과세수로 부족분 충당

2018 세법개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기재부

아울러 시중 연체금리 수준 등을 감안해 2003년 이후 변동 없이 유지된 지연이자 성격의 가산세와 가산금, 과태료 등을 인하해 납세자의 과중한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납세편의는 강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올해 세법개정안으로 국가 조세수입 측면에서는 향후 5년간 약 2조5000억원 수준의 세수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됐다.

종부세 개편으로는 9000억원이 더 걷히고 조합 예탁금 등 저율 분리과세 전환 등으로 세수가 늘어날 전망이지만 근로장려금이 추가로 2조6000억원, 자녀장려금이 3000억원이 지출되고 고용증대세제 확대, 가산세율 개편 등이 감소요인으로 작용해 세입은 대폭 감소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근로·자녀장려금 확대 등의 지출은 세입으로 계상되기 전 조세지출로 나가기 때문에 세입기반에 대한 영향은 적다”라면서 “이번 세법개정안은 미래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하는 저소득층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혁신성장을 위해 투자하는 기업에 재원이 쓰여지도록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4년 연속 세수증가세에 이어 올해도 양호한 초과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세입여건을 감안하면 재정운용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지원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추가적인 증세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김 부총리는 “저소득층 중에서도 ‘근로 빈곤’은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 중에서도 가장 아픈 부분 중 하나로, 계층 이동이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과 맞물려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혜택은 크게, 대상은 넓게, 지급은 빠르게’라는 방향 하에 지원 대상과 지급 금액을 늘렸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을 31일부터 8월 16일까지 16일간의 입법예고를 거쳐 8월 28일 국무회의에 상정해 8월 31일에는 정기국회에 제출, 논의를 통해 개정안을 확정짓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