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X장률 특별한 브로맨스…'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군산' 배경을 한 이야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군산' 배경으로 한 이야기
배우 박해일과 장률 감독이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로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문소리·박해일 주연의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감독 장률)는 선배의 아내인 송현(문소리)을 좋아했던 윤영(박해일)이 그녀가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충동적으로 군산에 함께 여행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상영 작품이다.
'경주'(2013)에 이어 장 감독이 또 다른 도시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5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 문화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장 감독은 "예전에 목포로 특강을 간 적이 있는데, 일본의 잔재가 남아있는 그 공간이 인상 깊었다"며 "목포에서 새 작품을 촬영하고 싶었고, 제일 먼저 떠오른 배우가 박해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막상 목포를 가보니 민박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후 간 곳이 군산이다. 군산은 일제 강점기 건물이 목포보다 더 많이 남아 있었고, 목포보다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이라 남녀가 연애하기 위해 찾을 것 같은 지역이었다. 그렇게 목포에서 군산으로 공간이 바뀌면서 영화의 서사가 상당 부분 변했다"고 설명했다.
장률 감독과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박해일은 "'경주 때도 그랬지만, 감독님이 무슨 이야기를 선보일지 항상 궁금했다. 목포에 함께 간 후 감독님만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겠구나 싶었다. 공간을 군산으로 바꾸면서는 더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은 섬세한 감정을 보여주는 부분에서 탁월하시다. 5년간 세 작품을 함께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향한 호기심이 관심으로 변하면서 내 특징을 작품 속에 잘 녹여내시더라. 감독님이 공간에 색깔을 입히시는 것으로 유명하신데, 앞으로도 지명에 따라 계속 작업을 하실 것 같다. 무한한 상상력을 지니셨고, 잘 알 듯하지만 속을 잘 알 수 없는 분이기도 하다"고 장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영화 속 자주 등장하는 "죄송하다"는 표현에 대해 장 감독은 "특정 집단을 향한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보면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좀 감정적인 완벽주의자인 것 같다. 박해일 배우가 보통 그 표현을 많이 한다"고 했다.
'거위를 노래하다'라는 시에 대해선 "중국에서 유치원생 정도면 다 아는 시다. 극 중 윤영이 화교 학교를 2년 다녔기 때문에 그 시를 알고 있다. 박해일이 그 시를 읊으면 재미있고 웃길 것 같아 제안했다"고 말했다.
박해일에 대해선 "한국에 있으면서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이자 친구"라며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많지만, 어떤 배우들은 그 방향이 하나다. 박해일의 경우 그 방향이 여러 갈래로 내가 세상을 바라보면서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리듬을 잘 표현해 준다"고 극찬했다.
또 "박해일은 생활면에서 다소 시인 같은 면이 있다"며 "자기만의 리듬을 가진 배우이고, 일상에서든 작업에서든 궁금증을 주는 친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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