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4489만원이 로또?…“높아진 청약 문턱, 현금부자만 기회”
분양가 9억원 넘어 중도금 대출 안돼…청약경쟁은 치열할 전망
분양가 협의 등으로 분양이 지연돼온 서울 서초구 우성1차 아파트의 분양가가 드디어 나오면서 이달 말 분양에 들어간다.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로 ‘로또 청약’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현금부자들에게만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는 비난도 잇따르고 있다.
18일 조합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날 서울 서초구 우성1차 재건축 아파트 ‘래미안 리더스원’의 일반분양 물량에 대한 분양보증서가 발급됐다.
일반분양가는 3.3㎡당 4489만원에 달한다. 단지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면적 기준 59㎡ 4가구, 74㎡ 7가구, 83㎡ 23가구, 84㎡ 162가구, 114㎡ 29가구, 135㎡ 4가구, 178㎡ 1가구, 205㎡ 1가구, 238㎡ 1가구 등 232가구 등이다.
이 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데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아 청약과열이 예고되고 있다. 올해 1월 입주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의 시세가 3.3㎡당 5400만원이 넘어서고 있어 ‘래미안 리더스원’에 당첨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3.3㎡당 4000만원이 넘어가는 고가 아파트가 로또라는 현실에 대부분의 수요자들은 또 허무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이런 고가 아파트의 경우 중도금 대출이 안 되는 걸 감안하면 현금 부자만 가능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분양가가 9억원이 넘으면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에 중도금 집단대출이 안 되는 단지의 경우 중도금 대출 40%를 건설사 보증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삼성물산은 그간 시공사 보증을 한 적이 없어 이번 ‘래미안 리더스원’ 역시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결국 10억원이 넘는 자금을 청약자 스스로 마련할 수 있어야 청약을 넣을 수 있는 셈이다.
한 예비 청약자는 “중도금 대출도 안 되고, 강남 지역에서는 낮은 분양가인지 몰라도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가격이라 금수저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라며 “서울, 그것도 강남의 벽이 점점 높아지면서 이제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청약자도 “20평대는 7억원, 30평대는 10억원 이상의 현금이 있어야 청약이 가능한 상황”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약자가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당첨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게 정말 로또와 같다”고 토로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데다 워낙 강남지역에 물량이 귀한 상황이라 대출 부담에도 청약 열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은선 직방 매니저도 “무주택자에게 추첨제 등 한 번의 당첨기회가 더 주어지게 되지만, 규제가 강화될수록 인기지역에 대한 쏠림현상은 여전하다”며 “분양시장에서 당첨되기 위해서 청약경쟁은 여전히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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