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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홈쇼핑-상] 온라인에 치이고 수수료에 밀리고…성장 동력 고심


입력 2018.11.19 06:00 수정 2018.11.19 06:05        최승근 기자

송출수수료 매출액 40% 수준으로 확대…수익성 악화 주범

홈쇼핑 주요 타깃 중장년층도 온라인 시장으로 발길 돌려

송출수수료 매출액 40% 수준으로 확대…수익성 악화 주범
홈쇼핑 주요 타깃 중장년층도 온라인 시장으로 발길 돌려


홈쇼핑업계가 신 성장 동력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쇼핑 시장으로 소비자들이 대거 이동하는 데다 T커머스 등 채널이 늘면서 수수료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탓이다. 이에 업계는 마진율이 높은 패션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온라인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쇼핑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편집자 주]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주요 홈쇼핑업체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GS홈쇼핑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1%, 8.8% 줄었고, CJ ENM오쇼핑부문은 매출은 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홈쇼핑은 각각 1.8%, 12.4% 줄었고, 현대홈쇼핑은 각각 5.1%, 8.6% 감소했다.

주요 홈쇼핑 기업 3분기 누적 실적.ⓒ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 감소폭이 큰 것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수수료 인상 여파가 크다.

기존 7개 홈쇼핑 채널 외에 10개의 T커머스 채널까지 시장에 가세하면서 현재는 총 17개 쇼핑 채널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청자들의 접근성이 높은 10번 이하 채널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수료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1만원의 제품을 판매할 경우 대략 홈쇼핑 업체가 가져가는 판매 수수료율을 3000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이중 1300원 정도를 송출수수료가 차지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과 T커머스 사업자의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는 39.3%로 집계됐다. 10년 넘게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로 올해는 4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홈쇼핑이 3분기 지출한 수수료는 7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670억원에서 4.4% 늘어난 수준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730억인 점을 감안하면 3개월치 수수료가 9개월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에 버금가는 셈이다.

CJ ENM오쇼핑부문은 최근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 3분기까지 누적된 수수료 인상분이 130억 원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수수료 인상 여파로 3분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1%에서 올해 6%로 절반 수준으로 꺾였다.

여기에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도 홈쇼핑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TV시청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장년층까지 온라인 쇼핑 소비자 층이 확대되면서 홈쇼핑을 비롯해 백화점, 대형마트 등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옥션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 품목에 대한 연령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50~60대의 구매량이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50~60대의 구매량은 2014년보다 13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50~60대 고객 비중도 2014년 17%에서 올해 상반기 27%로 늘었다.

이에 홈쇼핑업계도 신 성장 동력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홈쇼핑 판매 상품 중 마진율이 높은 패션 사업 확대를 위해 패션업체 인수를 검토하는가 하면 유망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GS홈쇼핑도 2011년부터 콘텐츠, 소셜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외 직간접 투자 스타트업 수는 400여곳, 총 투자액은 2800억원에 달한다.

2015년부터는 벤처 네트워킹 프로그램 GWG(Grow with GS) 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GS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 행사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간 교류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한국디자인진흥원과 함께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아이디어, 상품을 발굴해 상품화, 사업화를 지원하는 ‘디자인 이노베이션 랩’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기 8개 기업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2기에는 최종 7개 기업을 선발했다.

롯데홈쇼핑은 최종적으로 선정된 기업들에 대해 지원금은 물론, 현직 상품기획자(MD)들의 전문 컨설팅, TV홈쇼핑, T커머스 등 판매 채널을 통한 판로 개척, 나아가 대만, 베트남, 태국 등 해외 진출까지 지원한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는 경영, 생산, 마케팅 등 전반적인 필요 요소를 지원한다.

지난 8월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2018년 K뷰티엑스포 홍콩'에서 롯데홈쇼핑 직원이 현지 바이어에게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뷰티상품을 소개하고 있다.ⓒ롯데홈쇼핑

국내 유망 중소기업과 손잡고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CJ ENM 오쇼핑 부문은 최근 태국에 파견한 '홈쇼핑 시장개척단'을 통해 753만달러 수출 상담 성과를 거뒀다.

개척단은 국내 중소기업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CJ ENM 오쇼핑 부문,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과 홈쇼핑 업계 최초로 시작한 상생 프로그램이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2014년 중국, 2015년 멕시코, 2016년 베트남, 2017년과 2018년 6월 말레이시아 등에 중소기업을 파견했다.

롯데홈쇼핑은 이달 6일부터 8일까지 국내 유통사 중 최초로 호주 시드니에서 중소기업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한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개최했다.

국내 중소기업 37개, 스타트업 15개, 해외 바이어 300여명 등이 참여한 이 행사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은 수출 상담 521건, 총 5530만달러(약 620억원)의 수출 상담 실적을 달성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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