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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도경수 "탭댄스, 피나는 연습 …푹 빠졌죠"


입력 2018.12.17 09:39 수정 2018.12.19 08:49        부수정 기자

북한군 로기수 역 맡아

"캐릭터 분석하며 연기"

배우 도경수는 영화 '스윙키즈'에서 로기수 역을 맡았다.ⓒSM 배우 도경수는 영화 '스윙키즈'에서 로기수 역을 맡았다.ⓒSM

북한군 로기수 역 맡아
"캐릭터 분석하며 연기"


"피나는 노력을 했어요."

도경수(25)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153억이 들어간 대작 '스윙키즈'(감독 강형철)에서 자신의 역할을 매끄럽게 해낸 그다.

'스윙키즈'는 1951년 한국전쟁 중 북한군과 중공군 포로를 집단 수용한 거제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우연히 탭댄스에 빠진 북한군과 각기 다른 사연과 꿈을 안고 춤을 추게 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한국전쟁 당시 종군 기자 베르너 비숍이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복면을 쓴 채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 포로들을 촬영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뮤지컬 '로기수'를 모티프로 했다.

도경수는 우연히 보게 된 탭댄스에 빠져 스윙키즈에 합류하는 북한군 로기수를 연기했다. 그는 탭댄스를 빈틈없이 소화한 데 이어 인물의 복합적인 심리까지 준수하게 표현했다.

10일 서울 팔판동에서 만난 도경수는 "현실과 이상의 다른 상황에서 춤을 추고자 하는 다섯 명의 젊은이들의 열정이 정말 좋았고, 꼭 연기하고 싶었다"며 "강 감독님과도 꼭 함께하고 싶어서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시대에 살지 않은 그는 감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기수의 캐릭터를 연구하는 데 중점을 뒀다.

도경수는 기수를 수용소 안에서 골목대장 같고 호기로운 성격을 지닌 인물로 해석했다. 도경수 자체에도 개수와 닮은 면이 있단다. 엑소 멤버들과 함께 있다 보면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고.

캐릭터를 위해 촬영 5개월 전부터 탭댄스 연습에 매진했다. 특히 도경수는 가장 많은 분량의 댄스를 선보였다. 타고난 리듬감과 고강도 연습으로 세계적인 탭댄서 자레드 그라임스와 일대일로 맞붙는 장면도 소화했다. 가수로 활동할 때도 쉴 틈 없이 탭댄스를 연습했고, 북한말도 연습했다.

영화 '스윙키즈'에 나온 도경수는 "가수와 연기자 활동을 병행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했다.ⓒSM 영화 '스윙키즈'에 나온 도경수는 "가수와 연기자 활동을 병행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했다.ⓒSM

로기수는 왜 탭댄스에 빠졌을까. 배우는 "당시 시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탭댄스에 미친 듯이 몰두하며 춤춘 듯하다"고 해석했다.

탭댄스는 빨리 배운 편은 아니었다. 그는 "다른 배우들과 똑같이 '몸치' 상황에서 시작했다"며 "피나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발이 바닥에 붙어 있으면 무조건 연습했다. 기회가 된다면 무대에서 꼭 배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탭댄스는 빠져나오기 힘든 매력을 지닌 춤이에요. 저도 모르게 발을 구르고 있기도 합니다. 하나의 악기를 배운다는 기분이 들어요. 탭댄스는 저 스스로 리듬을 만들고, 강약 조절을 하는 춤이거든요."

탭댄스를 처음 시작했을 땐 엑소로 처음 활동했을 때가 떠올랐다. 머리로는 춤을 춘다고 시작했는데 몸이 따라와 주지 않았다. "탭댄스를 출 때 발은 움직이는데 상체는 굳어 있더라고요. 상체와 하체가 유연하게 움직이는 게 중요했거든요. 멤버들이 춤을 잘 춰서 전 묻어가는 편이에요. 그래도 탭댄스는 저만 출 수 있답니다(웃음)."

영화를 본 엑소 멤버들은 도경수에게 "자랑스럽다"고 얘기했다. 응원을 해준다는 것 자체가 고맙다고.

연습실에서 탭댄스를 혼자 연습하던 그는 에필로그에 나온 자레드 그라임스와 춤추는 장면에서 엄청난 쾌감을 느꼈다.

춤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닐 법하다. 배우는 "연기를 한 것뿐이었다"고 얘기했다. "춤추는 장면을 찍을 때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연구했습니다. 발길질도 했고, 빠른 속도감으로 추기도 했고요. 탭댄스 장면을 찍으면서도 저 자신을 많이 생각했어요. 일상에서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느꼈던 순간을 생각하며 춤을 췄습니다. 제 마음대로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는데,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죠."

자레드 그라임스와 호흡을 묻자 "어마어마한 안무가"라고 했다. "엑소 '중독'의 안무를 만든 분이 토니 테스타라는 유명 안무가예요. 자레드 그라임스와 친구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연이어 좋은 분들과 만나서 영광이었고, 재밌었어요."

영화 '스윙키즈'에 나온 도경수는 "탭댄스는 피나는 연습을 거듭했다"고 했다.ⓒSM 영화 '스윙키즈'에 나온 도경수는 "탭댄스는 피나는 연습을 거듭했다"고 했다.ⓒSM

강 감독은 도경수를 두고 "정말 예쁜 배우"라고 극찬했다. 배우는 "현장에서도 칭찬을 많이 들었다"며 "서로 통하는 게 많았고, 의견 교환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 인물은 이념과 상황에 따라 갈등한다. 도경수는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아서 완벽하게 공감하진 않아서 감독님과 얘기를 나누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고 했다. "춤을 추고 싶은 욕망은 정말 크지만 조국과 동료들은 포기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만약 로기수가 죽지 않았다면 북한군에 남지 않았을까요?"

가장 어려웠던 연기는 형에 대한 죽음을 마주한 장면이었다. 형과 함께한 장면이 많지 않아서 고민했다. 친형이 있는 그는 형을 생각하며 감정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2012년 그룹 엑소(EXO)로 데뷔한 도경수는 2014년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자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너를 기억해'(2015), '순정'(2015), '형'(2016), '7호실'(2017)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 '백일의 낭군님'(2018) 등에 출연했다.

도경수는 "어떤 것을 흉내 내고, 새로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한다"며 "요리를 좋아하는데 어떤 요리를 만들어내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엑소와 배우 사이에서 혼란스럽진 않을까. "전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가수와 배우를 병행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병행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해요. 무대에 설 때는 관객들의 눈을 보면 정말 행복해요. 연기할 때는 제 안의 있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제가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껴요. 특히 '괜찮아 사랑이야' 16회를 찍을 때 일상에서 느껴볼 수 없었던 감정을 느껴서 짜릿한 쾌감을 얻었습니다."

올해는 도경수에게 특별한 한 해다. 엑소 활동도 성공적으로 할 뿐만 아니라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도 최고 시청률로 마쳤다.

'스윙키즈'는 송강호 주연의 '마약왕'과 붙는다. "존경하는 선배들과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입니다. '형' 함께 출연했던 조정석 형은 '네가 자랑스럽다'고 했어요(웃음)."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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