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갯벌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이용, 디테일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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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갯벌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이용, 디테일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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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1-22 06:00
    조태진 경제부장(tjjo77@dailian.co.kr)
    ▲ @데일리안DB

    겨울의 한가운데 한파가 매섭다. 세상 만물이 다 움츠러들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바로 우리 갯벌이다. 오히려 겨울을 맞아 김 양식을 위해 지주대를 고쳐 세우고, 제철을 맞은 굴을 따는 어업인들의 손길이 더욱 분주하다. 우리 바다가 전 세계 어느 바다보다 생산성이 높고, 많은 생물이 사는 이유 중 하나는 넓고 건강한 갯벌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갯벌에 사는 생물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북유럽의 와덴해(Wadden Sea)보다 2.5배나 많은 6천여 종에 달한다.

    그 동안 정부는 연안과 해양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하여 특별히 보호할 가치가 있는 갯벌을 「습지보전법」에 따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해 왔다. 2001년 무안 갯벌이 최초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갯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높아지면서 보호지역 면적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서울 면적의 2배에 달하는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보성벌교 갯벌이 ‘습지보호지역’으로 확대 지정되었다.

    갯벌과 내륙습지는 생명자원의 보고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이용 형태와 성격에는 큰 차이가 있다. 동식물의 포획·채취가 금지되어 이용이 제한적인 내륙습지와 달리, 갯벌은 전체 면적의 40%가 어장으로 지정되어 우리에게 건강한 수산물을 사시사철 제공하는 ‘바다의 밭‘이다. 우리가 지켜가야 할 자연자원인 동시에 수산물 생산의 보고라는 점에서 갯벌은 특별하다. 그래서 갯벌을 개발․이용이냐 보전이냐는 양자택일적인 대립의 틀로만 바라볼 수 없고, 갯벌을 보는 관점과 관리방향에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갯벌을 어떻게 관리할지 정하기 위해서는 갯벌의 특성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수산물의 생산 측면에서는 청정한 갯벌을 지정하고 기준에 맞게 관리해 국민이 갯벌에서 나는 수산물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과도한 어획으로 생산력이 떨어진 갯벌은 이른바 ‘갯벌 휴식제’를 통해 조업행위를 중지하여 갯벌 생물이 다시 살아날 시간을 두되, 이 때문에 생계가 곤란해지는 어업인에게는 정부의 세심한 지원도 필요하다. 주말이면 갯벌에 들어가 조개를 캐며 갯벌 체험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매년 수십 명이 갯벌에 빠져 다치거나 때로는 목숨까지 잃는 현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체험 관광은 육성하되 위험한 곳은 미리 관리하여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갯벌의 특성을 반영한 “갯벌 및 그 주변지역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복원에 관한 법률”이 이달 15일 제정․공포 되었다. 지금까지 습지보전법을 통해 여러 갯벌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어업권이 빼곡히 들어차 있고 다양한 특성이 혼재하는 갯벌을 그 특성에 맞게 관리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제정된 갯벌법에 따라 갯벌을 용도와 특성에 맞게 보전구역, 휴식구역, 생산구역, 체험구역, 안전관리구역으로 나누어 관리․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청정갯벌은 생산구역으로 지정해 어업생산을 지원하고, 휴식구역에는 휴식년제와 같은 이용 제한을 통해 갯벌의 생명력을 높이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갯벌 지역 주민들이 갯벌생태마을 지정, 갯벌생태관광 인증 시행 등을 통해 지역 특성에 맞게 갯벌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동안에는 법적 근거가 미흡해 갯벌복원사업의 사업 주체나 사후 관리가 명확하지 않았다. 이번 갯벌법 제정을 계기로 훼손된 갯벌생태계를 되살리는 갯벌복원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

    갯벌의 지속가능한 관리란 보전과 이용 중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 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 갯벌을 향유할 수 있도록 생명력을 지속시켜 나가야 한다. 갯벌법을 발판 삼아 우리의 소중한 갯벌을 균형 있게 보전·이용하고, 후손들에게 건강하게 물려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데일리안 DB
    글/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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