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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텅 빈 ‘혁신도시’…“정주여건 개선이 급선무”


입력 2019.01.21 06:00 수정 2019.01.21 09:16        이정윤 기자

국토부 4조3천억 투입해 혁신도시 활성화‧지역균형발전 박차 계획

여전히 발전 더딘 혁신도시, 공공기관 임직원 기러기 아빠가 대부분

국토부 4조3천억 투입해 혁신도시 활성화‧지역균형발전 박차 계획
여전히 발전 더딘 혁신도시, 공공기관 임직원 기러기 아빠가 대부분


지난 10일 충북혁신도시를 찾은 박선호 국토교통부 차관이 혁신도시 성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토부

#. 혁신도시로 이전한 A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50대 김 씨는 수년째 두 집 살림을 이어가는 중이다. 김 씨는 보통 주중에는 A기관에서 제공한 관사에서 지내다가 주말이면 가족들이 있는 서울로 올라간다. 이처럼 김 씨가 ‘기러기 아빠’의 삶을 선택한 건 고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의 교육 때문이다.

전국 10개 혁신도시는 준공된 지 약 3~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구유입이 적어 발전이 더디고 상가공실률이 낮게는 50%에서 높게는 70%에 달한다.때문에 그나마 다니던 사람들이 귀가한 밤에는 유령도시를 연상케 할 정도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혁신도시가 활성화 돼야한다. 혁신도시가 안정 될 수 있는 필수조건은 교통, 교육 등 생활 인프라 확충을 통한 정주여건 개선이지만 당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은 지난 10일 충북혁신도시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혁신도시의 성공이 지역성장과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이다”며 “정부는 물론 지자체, 이전 공공기관 등 모든 지역 혁신 주체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작년 10월 향후 5년간 10개 혁신도시의 발전 방향과 추진 전략 등을 담은 ‘혁신도시 종합 발전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 계획에는 총 131개, 4조3000억원 수준의 사업이 반영돼 있다. 분야별로는 ▲특화발전 지원 2조9000억원(67%) ▲정주여건 개선 1조1000억원(26%) ▲상생발전 3000억원(7%) 등 총 4조3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혁신도시는 각각의 테마를 주제로 집중육성 된다. 현재 ▲강원 스마트헬스케어 ▲충북 태양광에너지 ▲경북 첨단자동차 ▲전북 농생명융합 ▲대구 첨단의료융합산업 ▲울산 친환경에너지 ▲광주전남 에너지 신산업 ▲경남 항공우주산업 ▲부산 첨단해양신산업 ▲제주 스마트 MICE 등의 테마가 정해졌다.

이 가운데 혁신도시가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주여건 개선으로 꼽힌다. 실제로 혁신도시는 여전히 모(母)도시보다 발전이 더딘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7년 12월부터 작년 11월까지 지가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10개 혁신도시 중 부산, 울산, 전북 3곳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모도시보다 땅값이 적게 올랐다.

또한 혁신도시 조성 당시 해당지역 이주자를 대상으로 단독주택용지에 점포겸용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혜택을 제공하다보니 상가면적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상태다.

1인당 상가면적은 ▲광주전남혁신도시 28.1 ▲경남진주혁신도시 18.1 ▲대구혁신도시 9.14 ▲강원원주혁신도시 8.96 등으로 전국평균(8.33)을 넘는다.

업계 한 전문가는 “실제로 혁신도시로 이전한 지 4~5년 된 공공기관들을 찾아가보면 인근에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곳이 상당하다”며 “교육환경이나 교통 등 사회 인프라 전반이 아직 현저히 부족하다보니 서울에서 가족이 모두 이주를 못 하고 혼자서만 내려오는 임직원들이 대다수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로 혁신도시로 공공기관 등이 이전할 계획이다”며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진 않겠지만 공공기관 이전만 할 것이 아니라 정주요건을 개선해 지금보다 많은 인구가 유입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혁신도시 발전 테마 선정 예시.ⓒ국토부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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