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대비' 부실채권 정리 속도 내는 시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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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1월 21일 22:05:31
    '금리 인상 대비' 부실채권 정리 속도 내는 시중은행
    5대 은행 무수익여신 5조5961억…1년 새 19.8%↓
    건전성 악화 대비 본격화…위험 흡수력 강화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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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1-25 06:00
    부광우 기자(boo0731@dailian.co.kr)
    5대 은행 무수익여신 5조5961억…1년 새 19.8%↓
    건전성 악화 대비 본격화…위험 흡수력 강화 병행


    ▲ 국내 5대은행 무수익여신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5대 은행이 최근 1년 사이 보유하고 있던 부실채권 5분의 1 가까이를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생길 수 있는 대출의 질 악화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부실 대출 발생에 대한 흡수력을 강화하는 등 금리 인상에 대비하는 은행들의 움직임이 점점 분주해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은 5조5961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9767억원) 대비 19.8%(1조3806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수익여신은 은행 입장에서 돈을 빌려 주고도 수입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에 빠진 대출을 일컫는 말로, 흔히 부실채권이라 불린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과 채권재조정 또는 법정관리·화의 등으로 이자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여신이 무수익여신에 포함된다.

    은행별로 보면 최근 들어 우리은행이 이 같은 부실채권을 제일 많이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무수익여신은 9237억원으로 1년 전(1조4705억원)보다 37.2%(5468억원) 줄었다. 조사 대상 은행들 가운데 무수익여신의 감소 금액과 폭이 모두 가장 컸다.

    농협은행도 이 기간 부실채권을 3000억원 넘게 줄이는데 성공했다. 다만, 그럼에도 남아 있는 잔액은 5대 은행들 중 제일 많았다. 농협은행의 무수익여신은 같은 기간 2조133억원에서 1조6903억원으로 16.0%(3230억원) 감소했다.

    다른 은행들의 부실채권도 일제히 줄어들었다. 국민은행의 무수익여신은 1조3282억원에서 1조783억원으로 18.8%(2499억원)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1조1129억원에서 9557억원으로, 신한은행은 1조518억원에서 9481억원으로 각각 14.1%(1572억원)와 9.9%(1037억원)씩 무수익여신이 줄었다.

    이처럼 은행들이 문제가 생긴 대출에 대한 정리 작업에 나선 것은 오랜 기간 이어져 오던 저금리 기조에 변화가 생기면서, 이에 따라 불거질 수 있는 여신 건전성 저하에 미리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올라가는 시장 금리는 우선 가계대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낮은 금리 아래서 1500조원까지 가계대출이 불어나버린 상황에서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가계의 상환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기업 대출도 부실이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향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등 국제 통상의 불안이 계속되면서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대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특히 저금리로 버텨오던 한계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대한 은행들의 대비 태세 강화는 부실채권 정리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9월 말 5대 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 커버리지비율은 평균 112.4%로 전년 동기(88.4%) 대비 24.0%포인트 상승했다.

    해당 수치는 은행들이 3개월 넘게 상환이 밀린 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금융사가 향후 잠재적인 부실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크다는 의미로, 100%를 넘는다는 것은 은행이 가지고 있는 부실 대출보다 많은 충당금을 쌓아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좀처럼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 여건에서 금리까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가계와 기업 대출 모두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와 관련된 은행들의 위험 관리흐름은 한층 보수적인 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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