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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주자 연속인터뷰] 황교안 "나는 한국당 '메기'…경쟁자는 밖에 있다"


입력 2019.02.04 01:00 수정 2019.02.04 10:41        조현의 기자

김경수 감싸는 與에 "아무나 감싸면 되겠느냐,

朴정부 국정원 댓글사건 공격하더니 내로남불"

김경수 감싸는 與에 "아무나 감싸면 되겠느냐,
朴정부 국정원 댓글사건 공격하더니 내로남불"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유력 당권주자. 사진 윗줄부터, 왼쪽부터 심재철·정우택·조경태·주호영·안상수·김진태 의원, 김태호 전 최고위원, 오세훈 미래비전위원장,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원내는 선수 우선, 원외는 가나다순). ⓒ데일리안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유력 당권주자. 사진 윗줄부터, 왼쪽부터 심재철·정우택·조경태·주호영·안상수·김진태 의원, 김태호 전 최고위원, 오세훈 미래비전위원장,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원내는 선수 우선, 원외는 가나다순). ⓒ데일리안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1일 여당이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을 '사법농단 세력의 보복판결'이라고 한 데 대해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으로 한국당을 공격했던 민주당이 지금 와서 내로남불의 무책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가진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김경수 지사 사건은 법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공당이 아무나 감싸면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입당하자마자 이낙연 꺾은 '거물급 신인'
"'신인' 폄훼 말아야…덕분에 당에도 활력"


지난달 한국당에 입당한 황 전 총리는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 신인'이다. 입당 2주 만에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황 전 총리는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함께 '빅3' 반열에 올랐다.

황 전 총리는 자신을 '메기'에 비유했다. 당권주자들이 일제히 그에게 쓴소리를 날리는 데 대해 "미꾸라지로 가득 찬 어항에 메기 한 마리를 풀어놓으면 미꾸라지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져 더욱 건강해진다"며 "메기는 나쁜 존재가 아닌 유익한 존재다. (나에 대한) 활발한 논의 덕분에 당에도 활력이 돌고 있다"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미꾸라지의 포식자인 메기를 자처하는 황 전 총리에게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가 누구냐고 묻자 "하나도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우리가 싸워야 할 상대는 당 밖에 있다"며 "당권주자 모두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라고 답했다.

'정치 신인'이라는 일각의 우려에도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황 전 총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정치인은 없다"며 "모두 신인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신인을 폄훼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정치를 하려면 정치에 오래 몸담은 분이 하면 된다. 하지만 새 정치를 시작하려면 새로운 리더십이 기존에는 생각지도 못한 획기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총리이자 탄핵 정국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 전 총리는 '탄핵 책임론'에 대해선 낮은 자세를 보였다. 그는 "당시 국무총리로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부분에 대해선 엄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참으로 송구하다"고 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꽃길 걷지도, 걸을 생각도 없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무슨 꽃길인가"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를 꺾고 차기 대권 주자 1위로 올라선 황 전 총리는 살기 좋은 나라를 다시 만들기 위해 정계에 입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을 돌면서 '못 살겠다' '바꿔달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지금 대한민국의 번영과 발전을 이끌어왔던 한국당이 힘을 합쳐야 할 때다. 공직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입당했고 당 대표에도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입당 이후부터 줄곧 '보수대통합'을 강조한 황 전 총리의 보수통합 구상은 어떻게 될까. 그는 단합·통합·화합으로 구성된 '삼합'을 통해 당의 힘을 기르겠다고 밝혔다.

황 전 총리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통합"이라면서 "굉장히 어렵겠지만 시도조차 안 하는 것은 어리석다. 이전에 실패했기 때문에 소용없을 것이라는 패배의식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당이 나뉘어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한국당은 힘을 합치면 이길 수 있는 당이다. 단합·통합·화합인 삼합을 통해 당을 하나로 합치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대통합 구상에는 소속 의원들뿐만 아니라 전국 당원들도 포함됐다. 황 전 총리는 "한국당의 당원은 (당 국회의원 수인) 112명이 아니다"며 "원내만 움직이고 원외는 움직이지 않으면 역량 있는 당이 될 수 없다. 원내와 원외가 함께 투쟁할 때 당이 더욱 압도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부터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거친 황 전 총리는 '꽃길만을 걸어왔다'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 "꽃길을 걸어오지도 않았고 걸을 생각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는 꽃길을 갈 수 없는 출발점에 서 있던 사람"이라면서 "가난한 고물상집 아들로 태어났다. 학창 시절 땐 도시락 싸갈 형편이 안 돼서 굶을 때도 많았고 대학 갈 때도 두 번 실패했다"고 했다.

이어 "검사가 된 후에도 '안기부 도청 사건'과 '동국대 강정구 교수 사건'('6·25는 통일전쟁' 등의 글을 인터넷에 올려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 등을 고위층 인사의 압박에도 수사해 검사장 승진에서 밀려났다"며 "동기들과 후배들이 승진할 때도 못 하다가 세 번째 만에 됐다. 박근혜 정부 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것도 꽃길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비전 품을 수 있는 사회 만들고 싶어
당선시 청년 정치인과 가장 먼저 식사"


인터뷰 내내 황 전 총리는 아내에 대한 언급을 자주 했다. 이날 한국당의 상징인 빨간색 넥타이에 이마를 드러낸 헤어스타일을 한 그는 "아내의 권유로 '포마드 스타일'로 머리를 만졌다"며 "아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정치를 하겠느냐"며 애정을 드러냈다.

황 전 총리는 마흔 살에 목회상담학 공부를 시작해 7년 만에 대학교수가 된 아내의 사례를 언급하며 "나의 정치 철학은 꿈"이라며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전을 품을 수 있는 사회가 더 중요하다. 우리도 이제 살만하니까 꿈을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황 전 총리는 그러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바뀌지 않아도 되는 영역은 없다"며 "정치판도 바뀌어야 한다. 그게 국민들의 바람"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건 정치인들이 싸우지 않고 역량을 키워 우리나라를 이끄는 것이다. 국민 속에 방향을 잡는다면 정치도 선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일까. 황 전 총리는 당 대표가 되면 가장 먼저 식사를 하고 싶은 사람으로 청년 정치인을 꼽았다. 그는 "꿈을 가진 밝고 젊은 정치인들을 만나고 싶다"며 "우리 자유 우파의 약점 중 하나는 성공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에 미래 세대의 말에 경청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강한 야당이 되려면 대안 정당이 돼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청년들과 같이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현의 기자 (honeyc@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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