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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투자 줄이는 반도체 업계, 내년에 투자 증대하나


입력 2019.02.05 07:00 수정 2019.02.05 07:02        이홍석 기자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업황 하락 반영...하반기 회복 시그널 시각도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여전...비메모리 육성 의지로 투자 회복 전망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업황 하락 반영...하반기 회복 시그널 시각도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여전...비메모리 육성 의지로 투자 회복 전망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외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축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한 반도체 업황 하락에 따른 것이지만 이러한 투자 축소 조치가 역설적으로 하반기 업황 회복의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신규 팹(공장) 등 미래를 위한 투자는 유지될 전망이어서 올해 투자 축소 후 내년 투자 증대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난야 등 국내외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일제히 올해 시설투자(케펙스·CAPEX) 규모를 일제히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진행된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래를 위한 인프라(클린룸) 투자와 극자외선(EUV) 장비 투자를 제외한 일반적 증설 투자를 올해 축소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들 올해 줄줄이 투자 축소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에 약 29조4000억원을 집행했는데 이 중 반도체는 23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회사측은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추가 증설을 하지 않고 신규 팹 건설 중심으로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SK하이닉스도 24일 4분기 실적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40%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황 개선 속도가 더딜 경우 지난해 12월 완공한 M16 등 신규 팹을 제외하고 추가로 투자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는 17조원이었다.

이같은 흐름은 해외 업체들도 다를바 없다. 메모리반도체 빅 3의 한 축인 마이크론도 올해 D램과 낸드를 합쳐 설비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12억5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D램 4위 업체인 난야도 올해 시설 투자 규모를 100억 대만달러(약 3600억원)로 전년도(204억대만달러) 대비 절반이나 축소 조정하겠다. 이미 지난해 10월 시설투자 전망치를 240억 대만달러에서 210억 대만달러로 한차례 조정한 바 있는데 올해 시장 수요 축소를 반영해 추가로 조정한 것이다.

이들 업체들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에는 차이가 있지만 이들 업체들이 일제히 시설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올해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4분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업황 회복 시기 전망은 엇갈리고 있지만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 역시 역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지난해 말 올해 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가 약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3% 성장을 예상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로 반도체 경기 하락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D램 부문이 약 23%로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고 3D 낸드 부문도 약 13% 축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14%로 예상됐던 지난해 팹(Fab) 산업 성장치도 10%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당초 7% 오를 것이라던 올해 팹 장비 총 투자액 성장치도 8% 하락으로 선회했다.

공급 조절 통한 업황 하락 우려 축소...내년 이후 투자 증대

하지만 이러한 연이은 투자 축소 발표가 오히려 하반기 시장 회복의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이들 업체들의 과점 형태를 띠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투자 축소가 공급 조절을 통한 메모리 가격 추가 하락 방지로 이어지면서 업황 하락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주요 고객들이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며 “이는 추가 재고 축적으로 인한 가격추가 하락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들의 투자 축소 발표는 출하량 감소로 재고량을 줄여 가격 추가 하락을 방지하고 고객들의 구매를 유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나노시티에서 진행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의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나노시티에서 진행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의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또 이러한 투자 축소 분위기가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장 올 하반기 반등 예상이 나오는 등 메모리반도체 업황 전망이 그렇게 어둡지 않은데다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강자들도 리스크 분산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메모리뿐만 아니라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분야 투자로 내년 이후 추가 투자로 인한 전체 투자 규모 확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시장 절대강자인 삼성전자도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서 비메모리반도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다짐한 터다. 이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이미지센서 경쟁력 강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만 놓고 보면 메모리 반도체 편중 현상이 심해 비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 육성을 위한 추가 투자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내년 이후 반도체 투자는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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