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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 스윙' 최호성, 첫날 1오버파..감동은 여전


입력 2019.02.08 09:16 수정 2019.02.08 09:20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1라운드 1오버파

초반 불안했지만 뒷심 발휘..사연 있는 스윙에 여전히 열광

최호성 스윙은 낚싯대를 잡아채는 동작 같다고 해서 ‘낚시꾼 스윙’이라고도 불린다. ⓒ 게티이미지 최호성 스윙은 낚싯대를 잡아채는 동작 같다고 해서 ‘낚시꾼 스윙’이라고도 불린다. ⓒ 게티이미지

'낚시꾼 스윙' 최호성(46)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전 첫날 1오버파를 기록했다.

초청선수 자격으로 나선 최호성은 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서 열린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76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보기 4개, 버디 3개로 1오버파 72타를 적어냈다.

경기가 진행 중인데 현재까지는 공동 108위다.

최호성에 대한 현지의 관심은 뜨겁다. 대회를 하루 앞두고 PGA는 공식 SNS를 통해 최호성을 지목해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우승자 테드 포터 주니어(미국) 등에 이어 최호성이 취재진 앞에 섰다. 스폰서 초청선수로는 이례적인 대우다. 최호성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날도 환호하는 갤러리들에게 가볍게 목례하며 라운딩을 시작했다.

집중 조명을 받아 긴장한 탓일까. 영화배우 크리스 오도널과 2인 1조가 되어 라운딩에 나선 최호성은 초반 보기를 연발했다. 10번 홀(파5)에서는 벌타를 받아 1타 잃었다. 11번 홀에서야 첫 버디를 만든 최호성은 15번(파4)-16번(파5) 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추가했다. 이븐파에는 실패했지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도약의 발판은 마련했다.

성적을 떠나 최호성의 독특한 스윙에 PGA 갤러리들은 여전히 열광하고 있다. 이른바 ‘낚시꾼 스윙’으로 불리는 최호성의 스윙은 다소 경직되고 침체로 빠지던 PGA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최호성 스윙은 낚싯대를 잡아채는 동작과 흡사해 ‘낚시꾼 스윙’이라고도 불린다. 공을 치고 나서 오른쪽 다리를 들고, 한 바퀴 돌기도 한다. 허리도 뒤로 많이 꺾인다. 그야말로 교본에 나오는 스윙의 정석을 송두리째 부정한다. 일부 골프 전문가들은 “나무에서 떨어진 문어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최호성 ⓒ 게티이미지 최호성 ⓒ 게티이미지

이런 스윙으로 초청 선수가 된 것을 놓고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최호성은 당당하다.

최호성은 6일 기자회견에서 “20대 중반에 골프를 시작해 체계적으로 골프를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부족한 점이 많다. 거리를 늘리기 위해 큰 동작으로 연습을 하다 보니 지금의 (낚시꾼) 스윙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굴이 다르듯 골프 스윙도 각각 다르다. 다른 사람들 평가에 신경 쓴 적은 없다. 내 스윙은 내 골프의 일부다. 내 스윙을 사랑한다”며 자부심을 보여줬다.

이날 100위권 밖에 머물렀지만 팬들의 감동은 여전하다. 골프를 늦게 시작한 탓에 유연성이 떨어져 스윙이 거친 것이고, 다친 손가락으로 인해 샷의 방향과 힘을 조절하지 못해 몸을 움직이며 공의 방향을 잡는 최호성만의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스윙으로 지난해 일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PGA 초청선수 자격까지 얻었다. 말그대로 스토리가 탄탄하다. 이번 PGA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만 보여준다면 침체에 접어든 PGA의 최호성 띄우기는 건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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