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랜드마크 단지도 ‘흔들’…그래도 수십억 호가는 여전


입력 2019.02.25 06:00 수정 2019.02.24 20:37        원나래 기자

상위 50개 아파트값, 6년4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

고가 아파트 세금 부담 커져…“집값 조정압력 받아”

상위 50개 아파트값, 6년4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
고가 아파트 세금 부담 커져…“집값 조정압력 받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모습.ⓒ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서울에서도 랜드마크 단지격인 ‘대장주’ 아파트들의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KB부동산 리브온이 전국 주요 아파트 가운데 가구 수가 많고 거래 가격이 높은 대단지 아파트 50곳(매년 12월 기준)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이들 단지의 아파트가격은 지난달 1.0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별 선도 아파트 지수 하락폭이 1%를 넘었던 적은 지난 2012년 9월(-1.24%)이 마지막으로 6년4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2009년 1월 처음 조사를 시작한 선도아파트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1년 3월(-0.10%)부터 2013년 2월(-0.65%)까지 24개월 연속 떨어진 바 있다. 이 기간 중 2012년 8월 한 달 동안에는 1.63% 하락하며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2013년 9월부터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큰 폭의 하락 없이 견고한 흐름을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지난해에는 선도 아파트 50곳의 매매가격은 22.36%가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상승률인 12.3%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9월 한 달 사이에만 5.43% 상승해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상승폭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10월부터는 상승세가 둔화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12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상위 50개 단지의 시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대장주’ 지수로 통하는 랜드마크 단지들의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이들 단지도 규제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이들 단지는 부동산 상승기에는 가장 먼저 오르고 하락기에는 가장 늦게 하락하는 특징을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선도 아파트 50곳이 대출과 세금 규제의 기준이 되는 9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가 대부분이어서 규제의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9·13부동산대책으로 공시가격 9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데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유세 부담도 더욱 커졌다”며 “집값은 떨어지고 세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선도 아파트 역시 집값 조정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단지들이 가격이 하락해도 여전히 수십억을 호가하는 높은 가격에 형성돼 있어 가격 조정 여력이 더 있을 수도 있다고 봤다.

대장주 아파트에 포함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의 경우 매매가격은 지난해 1월 기준 22억~26억원대였으나, 이후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해 12월 호가가 31억원까지 뛰었다. 올 들어 상승세가 꺾인 것이 1월 기준으로 26억원~30억75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집값이 오를 때는 짧은 시간에 수억원이 올랐지만, 아직 그만큼의 가격 하락은 없다”며 “올해부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가격이 지금보다 더 내려가야 대기 매수자들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이 단지는 9·13대책이 발표되기 이전인 지난해 8월 24건의 매매가 거래됐으며 9월에는 4건이 거래된 이후 10월, 11월엔 각각 1건씩 거래되는데 그쳤다. 이후 12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실거래 건 수가 단 한 건도 없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