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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체제, 의의와 과제-상] '탄핵궤멸' 이후 첫 '오너 당대표'

  • [데일리안] 입력 2019.03.02 03:00
  • 수정 2019.03.02 04:32
  • 정도원 기자

투표 참여 책임당원 수도 2년전 비해 2배 폭증

黃, 靑나섰던 2016년 전당대회 득표율 뛰어넘어

계파에 빚 없이 당대표 '우뚝'…통합 계기될까

한국당, 2년여 만에 '작심하고' 전당대회 치러
투표 참여 책임당원 수도 2년전 비해 2배 폭증


<@IMG1>
자유한국당 '황교안 체제' 출범은 정통 보수야당이 이른바 '탄핵궤멸' 이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전당대회를 거쳐 '오너 당대표'를 등장시켰다는데 의의가 있다.

한국당은 지난 2016년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2년여 동안 냉정히 말해 제대로 된 체제를 갖추지 못해왔다.

'인명진 비대위'에서 치른 2017년 조기 대선은 혹여 15%를 득표하지 못해 선거비용을 돌려받지 못하고 당이 파산할까봐, TV에 대선후보 광고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며 치렀던 반쪽짜리 대선이었다.

대선 직후 출범한 '홍준표 체제'도 마찬가지였다. 2017년 7·3 전당대회는 당대표 후보들이 경기 남양주에 가서 감자를 주워담는 동안,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전당대회가 약식으로 치러졌다.

이렇게 해서 선출된 홍 대표는 '독불장군'이라는 당내 비판을 받을 정도로 외견상으로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듯 했지만, 당내에서의 처지는 외로웠다. 의원들은 거의 대부분 다른 마음을 품고 있었기에, 11월에 옛 바른정당으로부터의 대규모 복당과 당협위원장 재선정 등 '충격요법'을 통해 당내 지지 기반을 확보할 수밖에 없었다.

김무성·정진석 의원 등과의 일종의 연립당권을 구성하는 한편 원내대표 경선에도 당대표가 직접 뛰어들어야 할 정도로 당 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써야 할 게 많았다.

그럼에도 이주영 국회부의장과 나경원·유기준·정우택 의원 등이 '홍준표 체제'에 반발하는 등 6·13 지방선거에 참패하기 전부터 당 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이미 한계를 보이고 있었다.

"식소사번(食少事煩)이면 오래 못 간다"는 옛말대로, 당 장악의 원동력인 의원과 당원들의 지지는 시원치 않은데 안팎으로 신경써야 할 일만 많다보니 결국 지도부가 무너지고 말았던 것이다.

6·13 지방선거 패배와 7개월여 간의 '김병준 비대위'를 거쳐 성립한 '황교안 체제'는 지난 2년여 간의 이같은 모습과는 여러모로 대조적이다.

이번 2·27 전당대회는 한국당이 아직 집권여당으로서 호시절을 누릴 때 치렀던 2016년 8·9 전당대회와 버금가는 규모로 치러졌다. 합동연설회의 횟수와 전당대회 장소 등에서 다소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2년여 만에 '작심하고' 치른 전당대회였다.

黃, 靑나섰던 2016년 전당대회 득표율 뛰어넘어
계파에 빚 없이 당대표 '우뚝'…통합 계기될까


<@IMG2>
2017년 7·3 전당대회에는 책임당원 5만5272명이 투표에 참여했지만, 이번 전당대회에는 그 숫자가 9만6103명으로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참여 당원 수에 비쳐볼 때, 당권경쟁의 열기가 '정상 체제'에 근접한 셈이다.

한국당 의원은 "황 대표의 50.0%라는 득표율이 기대 이하라는 말도 있는 모양인데, 오히려 이게 정상적인 득표율"이라며 "홍 대표 시절의 득표율(65.7%)이 너무 높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홍 전 대표는 원유철·신상진 의원과 대결했는데 흥행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반면 이번 전당대회는 황 대표가 같은 대권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에 열렬 지지 세력을 등에 업은 김진태 의원과 강하게 맞붙었다. 후보자 토론회에서도 탄핵 등 온갖 쟁점이 오르내리며 격론을 촉발했다.

이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50.0%라는 득표율은 낮은 게 아니다"라며 "청와대가 직접 나서고 '박심'이 작용하며 '오더 문자'가 횡행했던 2016년 8·9 전당대회에서 이정현 대표의 득표율은 40.9%였다"고 지적했다.

'줄서기', '친황'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의원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데다가, 당권경쟁 내내 회자됐던 '대세론', 결과로 입증된 책임당원 선거인단의 과반 지지 등을 종합해보면, '오너 당대표'라 부를 수 있는 당대표가 출현했다는 분석이다.

황 대표도 수시로 의원들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의견을 구하는 등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의원단과 소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또한 역설적으로 황 대표의 당 장악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다는 관측이다.

한 의원은 "실력이 있어야 '겸손'이라는 말이 성립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황 대표가 전화를 해오면 '그저 잘해주길 바랄 뿐'이라고만 말한다"고 전했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비박계는 "황 대표가 당선되면 '친박 세상'이 된다"고 우려했고, 반대로 친박계는 "김무성 의원이 황 대표와 뒤로 손잡은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양쪽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황 대표가 친박·비박 어느 쪽에도 '빚'을 진 것 없이 대표가 됐다는 의미다.

다들 "한국당이 이미 계파는 사라졌다"고 말한다. '계파'를 '수장'이 존재하는 가운데, 수직적 체계를 갖추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의원들의 모임으로 정의한다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서로 밥도 같이 먹지 않는다는 '이질적 집단'이 사라졌느냐고 묻는다면, 자신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쪽에도 정치적 빚을 지지 않은 '오너 당대표'가 등장했다. 황 대표의 등장이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이 친박과 비박(당시 친이)으로 쪼개진 뒤, 12년 만에 당내 통합이 이뤄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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