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 속 “최고가는 아니니…” 10억 넘는 아파트 매매 ‘속속’
강화된 대출규제로 속출하는 ‘잔여세대 분양’…현금부자 타깃
거래절벽 속 “최고가는 아니니…” 10억 넘는 아파트 매매 ‘속속’
강화된 대출규제로 속출하는 ‘잔여세대 분양’…현금부자 타깃
주택시장 위축으로 조정된 집값과 미계약분 선착순 분양 등으로 매매‧청약 시장 모두 현금부자가 최대수혜자로 지목되고 있다.
자금력이 충분한 일부 수요자들 사이에선 어차피 매입할 계획이라면 최고점 대비 가격이 한 단계 내려온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59㎡는 이달 18일 18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신고됐다. 작년 하반기 집값이 한창 치솟았을 당시 실거래가 19억2000만원보다 7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달 11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9월 13억원을 찍은 고점 대비 1억5000만원 가량 빠진 가격이다.
이처럼 거래절벽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도 10억원을 넘는 아파트 거래는 계속되고 있다.
분양권 거래도 마찬가지다.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 전용 59㎡ 분양권은 지난달 11억1639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최고가(13억974만원) 거래보다 1억9000만원 정도 내려간 가격이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분양권도 상황이 비슷하다. 전용 84㎡의 경우 올해 1월 10억8019만원에 거래됐는데, 작년 9월 12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약 1억7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강동구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작년에 집값이 엄청 뛰었을 때보다 수억원 빠진 상태다”며 “수요자들 사이에선 집값이 살짝 떨어졌다가 다시 폭등하는 걸 몇 번 겪다보니 또 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더 떨어진다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는 있지만 사실 집값은 확신할 수 없다보니 주택 매매 계획이 있는 경우 지금 사면 고점 대비 한 단계 내려온 가격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금부자들에게만 유리해진 상황은 매매시장만이 아니다. 청약시장도 현금부자들의 리그로 돼가고 있다.
대출규제로 중도금 마련 등이 벅찬 상황이 되자 발생한 부적격자‧미달 물량이 풀린 잔여세대 분양이 현금부자들의 타깃이 된 것이다.
잔여세대는 청약통장 및 가점 유무, 거주지역, 주택 소유 여부 등과 무관하게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계약이 가능한 데다 재당첨 제한도 없기 때문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9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의 경우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애초 분양 타깃을 현금부자로 생각하고 사업을 진행 한다”며 “쉽게 말해 청약통장 없이도 계약을 진행할 수 있는 잔여세대 분양부터가 본 게임 시작인 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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