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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틸 수 없었던 김기태…당연했던 사퇴 수순


입력 2019.05.16 17:25 수정 2019.05.16 17:2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김기태 감독 성적 부진 이유로 자진 사퇴

각 구단 최저 승률 기록 감독 대부분 경질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김기태 감독. ⓒ 연합뉴스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김기태 감독. ⓒ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 15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구단 측에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심사숙고한 구단은 하루 뒤 김 감독의 사의를 수용했다. KIA는 박흥식 퓨처스 감독을 1군으로 올려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한다.

김기태 감독의 사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KIA는 시즌 초 최소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그도 그럴 것이 KIA는 김기태 감독이 팀을 맡고 난 뒤 2016년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고 이듬해에는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2연패에 실패했지만 다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며 3년 연속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전력도 크게 나쁘지 않았다. 리그 최고의 에이스 양현종을 보유한데다 100억 타자 최형우 등 투, 타에서 확실한 구심점이 있었고, 베테랑 김주찬과 이범호, 그리고 나지완과 안치홍, 김선빈 등 평균 이상의 자원들이 뒤를 받쳤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한 KIA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특히 승부수라 띄운 김기태 감독 특유의 독특한 작전과 선수 운용이 통하지 않으며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감독 교체는 시간 문제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KBO리그 각 구단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른 바 ‘역대급 성적 부진’을 겪은 감독 중 교체의 칼날을 피한 감독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지금은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삼미, 청보, 태평양)와 쌍방울 레이더스를 포함해 역대 12개 구단의 팀 최저 승률 시즌을 살펴보면 5개팀이 감독 경질의 칼을 빼들었다.

역대 구단 중 팀 최저 승률을 기록하고 살아남은 감독은 거의 없었다. ⓒ 데일리안 스포츠 역대 구단 중 팀 최저 승률을 기록하고 살아남은 감독은 거의 없었다. ⓒ 데일리안 스포츠

나머지 팀들도 각자의 이유가 있었다. 역대 최저 승률을 기록한 1982년 삼미(0.188)는 리그 태동기라 교체 없이 시즌을 마쳤고, 1986년 빙그레(현 한화), 2000년 SK도 창단 첫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2017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각각 김진욱, 김한수 감독의 선임 첫해와 젊은 선수 육성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지녔다는 사연이 있었다. 실질적으로 최저 승률을 찍고도 생존했던 감독은 2008년 LG 김재박 감독과 2011년 넥센(현 키움) 김시진 감독이 유이했다. 물론 이들도 이듬해 구단을 떠나며 해피엔딩이 되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이 물러났지만 KIA의 위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한 시즌이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가뜩이나 낮은 승률이 사상 첫 시즌 100패 수모의 수렁으로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 한 시즌 최다패는 1999년 쌍방울과 2002년 롯데의 97패다.

43경기를 치른 현재 13승 1무 29패(승률 0.310)를 기록 중인 KIA가 지금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산술적으로 97패를 기록하게 된다. 감독 교체의 승부수로 불명예를 떨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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